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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 세계 엿보기](2) 재향군인들과 함께한 한국 문화 체험기

최영숙
최영숙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06 15:34

자원봉사로 섬기고 있는 제시브라운 재향군인병원에서 군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올해 4월부터다. 시작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믿는다. 재향군인이 한영성경을 갖고 싶다기에 이유를 물으니, 비록 한글은 모르지만 어떠한 사연으로 소장하고 싶다고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재향군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 어떻겠냐는 스텝 채플린 전선희 목사님의 제안으로, 성경그룹과 찬양모임 멤버에게 의사를 물으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두 그룹에서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한글창조의 역사, 인사말, 언어와 실물을 사용한 단어를 가르쳤다. 아리랑을 배워 부르고, 방탄소년단을 소개하고, 한국문화소개 영상을 보여주었다. 6월쯤엔 한국어 그룹과 성경공부 그룹, 그리고 찬양모임 그룹과 그들 가족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축제를 벌였다. 60명 참여를 계획했던 행사에 120명이 참석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한국 음식을 나누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다. 참여한 모두가 즐거워했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 후 다시 일을 벌였는데 일일 한국 문화 체험이다. 두 달 정도의 준비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을 짜고, 참여 인원을 확인하고, 그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줄 후원자를 만나고, 병원 관계자들과의 협력을 구했다. 병원에서 22인승 차량과 운전자를 제공해 주었다. 처음 계획은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해서, 보타닉 가든 1시간 반 산책, 한인문화회관 관람 1시간, 중국 뷔페식당에서 점심, 그 후 킹스파에서 사우나를 즐기고, 저녁은 BBQ 가든에서 한국음식을 맛보는 것이었다.

막상 행사 당일 사정이 있어서 못 오신 분들이 생겼고, 꼭 오고 싶은데 늦잠 자서 늦게 오는 사람 기다리다 출발이 늦어졌다. 기다리는 동안 멕도날드에서 커피와 아침을 제공하고 출발을 하니 10시가 넘었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누구 한 명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인내와 배려하는 마음과 겸손을 느낄 수 있었다. 보타닉 가든을 꼭 가보게 하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The Grove에서 짧은 산책을 하고, 한인문화회관에 도착했다. 그곳 스텝들의 환대와 함께 한인문화회관 & 한국문화 소개 영상 시청, 박물관 견학, 청사초롱 만들기도 했다. 모두가 어린아이와 같이 즐거워했고 작품 완성 후 단체사진 촬영도 했다.

그 후 점심식사와 킹스파 사우나 경험은 그들의 지친 육신과 영혼에 쉼을 제공했다. BBQ 가든에서는 행사 후원자들과 6월 행사 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음식은 무제한 고기 뷔페로 했는데 한국음식의 맛과 다양함에 놀라워했다. 왕성한 식욕이 아니라 많이 드시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인생에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그 동안 활동한 사진 쇼도 보고, 연습한 ‘싱글싱글 벙글벙글’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다. 차 안에서 진행했던 성경퀴즈 시상식 순서도 가졌다.

아침 8시부터 병원에 모여 함께 시작한 하루가 저녁 8시 반이 넘어 병원으로 돌아오는 어두운 시카고의 밤길이었지만, 차 안에는 낮에 만든 청사초롱이 매달려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좀 길고 힘든 하루였지만, 평생에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되었다. 행사 후 소감 글을 통해 “이번 행사를 제공해 주어서 고맙고”, “자신의 인생에 최고의 날 중에 하루였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었다”는 고백의 글들을 읽었다. 별 탈없이 무사히 행사를 끝마치도록 지켜 주시고, 참여한 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는 섬김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다음 기회를 기약해 본다. [목사•콘델병원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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