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가을이 아름다운 건 ~
투명하게 팽창한 하늘 아래가을날에 수채화가 펼쳐지면
나무는 형형색색의 단풍잎 손짓을 하고
탐스런 열매는 단맛을 풍깁니다
아직은 땡볕도 있고
이른 아침 찬 이슬과
늦은 밤 선뜻함을 견뎌야 하지만
반딧불은 숲에서 별처럼 떠다닙니다
달 그림자와 다정히 동행하여
선선한 저녁 오솔길로 나섭니다
별빛 조각을 금구슬로 이어놓은
은하수를 걸어 본 적이 있나요
페가수스자리가 내려앉은 듯
까만 아스팔트 길 위 석영이 빛나고
그 길을 사뿐히 걷노라면
별 무리 속을 걷는 게 되지요
잠들지 못하는 하늬바람이
갈대 꽃을 부풀게 하고
바람의 몸짓으로 춤추는 걸 보셨나요
꽃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동네 모퉁이에 모여서 속살대는
깃털 같은 억새 사이로 들어가
가만히 가슴을 내밀면
허전한 마음이 한결 부풉니다
강말희 / 시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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