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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인 노숙자를 바라보는 시선

[LA중앙일보] 발행 2019/02/1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2/13 19:03

남가주의 겨울 우기는 낭만적이다. 겨울비와 겨울 추위는 때론 신선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겨울철 길거리와 텐트에서 지내는 노숙자를 보면 '어떻게 지낼까, 괜찮은 걸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특히 올 겨울은 유난히 비가 잦고 양도 많다. 기온마저 '여기가 LA맞아' 할 정도로 춥다.

먹고 자는 생존의 문제에 더해 거센 비바람과 맹추위가 노숙자를 더욱 떨게 하고 있다. 텐트 속 냉기는 휴대용 개스버너로 내쫓고 있단다. 자칫 화재로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겨울비를 낭만으로 바라볼 때, 노숙자들은 '인간의 조건'에 몸서리치고 있을 뿐이다.

노숙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 불쌍함. 비에 푹 젖은 텐트 속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다. 때론 '까딱하면 나도 그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선은 불쾌함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사회 구조적 문제로 노숙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왜 저러고 살아, 좀 열심히 노력하지' 하며 자기도 모르게 차가운 시선으로 냉대한다.

본지가 한인타운 노숙자를 돕고 있는 단체 '킵코리아타운(Keep Korea Town)' 'K타운포올(Ktown For All)'과 동행 취재하면서 만난 한인 노숙자 중에는 여성과 60대 커플도 있었다. 그들은 배 고프고, 춥고, 차가운 시선에 떨고 있었다. 한 봉사자는 "기부도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이들이 우리가 다르지 않다는 인식 전환이다. 노숙자들 중엔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건설현장에 출근하는 성실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여기저기 건물이 높이 올라가고, 이곳저곳 식당의 맛있는 공기가 유리창에 서리고 있다. 위에서만 보면, 따뜻한 곳에서만 보면 바로 옆의 힘겨운 삶은 잘 안 보이지 않는다. 비 내리는 오늘, 노숙자에게 온기를 전하자.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다.

▶후원 문의 (323)732-0700 LA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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