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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경기부양안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우리는 많이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가왕'보다 높은 '가황'으로 불리는 국민가수 나훈아가 최근 TV 방송을 통해 쏟아 낸 말이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붙이고 싶다. 왕이나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인 가운데 정말 국민을 위하고 목숨을 건 사람이 있느냐고 말이다.

지금 미국이 돌아가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부유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이 내일을 걱정하며 불안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연방의회와 대통령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 어디에도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



7월 말로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중단됐지만 다른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민의 곳간은 말라만 간다. 살던 집에서 내몰리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언론은 이를 두고 힘겨루기, 교착 상태, 국민 볼모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정녕 국민을 항시 입에 담고 활동하는 지도자의 모습인가.

자기가 속한 정당이 권력을 잡거나 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게 중한지, 아니면 굶주린 배를 끌어안고 길바닥에 쓰러져가는 국민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지 묻고 싶다. 진정한 리더십은 어려움을 맞았을 때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은 우왕좌왕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15일 오전에 나온 경제 관련 뉴스 일부만 살펴봐도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 벌어질 경제상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실업수당 신청자 90만 명 육박’, ‘국내총생산 44% 담당하는 스몰 비즈니스 팬데믹 이후 42만개 이상 문닫고 극한으로 내몰려’, ‘크로스마크 글로벌 투자사, 추가 경기부양 없으면 소비 축소 우려’, ‘JP모건 체이스 CEO, 추가 경기부양 시급하다 지적’ 등 제목만 봐도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다. 하물며 실제 지원이 필요한 서민은 얼마나 더 스트레스를 받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갈까 안타깝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그리고 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시간 싸움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다. 현명치 못한 처신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금은 빚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일단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 놓는 것이 우선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같은 말을 했다. 14일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관련 화상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가난과 실업,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제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적자와 빚이 더 늘더라도 지금 더 많은 돈을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공공 부채는 GDP 대비 131% 수준이다. 대부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266%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돈을 더 풀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민주 공화 양당은 이미 기본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안이 필요한 것에 동의하고 있다. 지엽적인 문제로, 서로 유리한 정치적 환경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기부양안을 마련하려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국민은 안다. 누가 진정 국민을 위하는지.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은 변함없는 진리다. 정치적 이득을 계산하기보다 국민을 위해 과감히 포기할 때 국민은 지지를 보낼 것이다. 단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


김병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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