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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드라이브 스루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쉘든 ‘레드’ 체니는 전쟁이 끝난 뒤 아내 줄리아와 함께 여행을 하다가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라는 마을에 정착했다. 레드는 1947년 미국의 첫 대륙횡단도로인 ‘루트66’ 주변의 가게를 하나 인수한 뒤 햄버거 식당을 차렸다.

부부는 식당을 알리기 위해 ‘레드의 자이언트 햄버거(Red’s Giant Hamburger)‘라는 커다란 광고판을 세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철자 'er'이 떨어지면서 '레드의 자이언트 햄버그'가 됐다. 레드와 줄리아는 루트66을 오가는 여행객에게 더 빨리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음식점'의 시작이다.

줄리아는 햄버거 패티를 굽고 레드는 손님을 응대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화제가 됐다. 차를 타고 온 고객이 입구의 마이크에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고객이 차로 이동하면 나가기 직전에 햄버거를 받아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드라이브 스루는 맥도날드·버거킹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확대됐다.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고 땅이 넓어 식당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인에게 잘 어울리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셈이다.



레드와 줄리아의 식당은 지역 명물이 됐고 37년간 운영하다가 이들 부부가 은퇴하면서 문을 닫았다. 식당의 광고판은 가게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남아있었는데, 사랑받던 지역 명물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한 스프링필드 주민들은 2019년 이 가게를 복원해 다시 문을 열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나 볼 것 같았던 드라이브 스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다. 일본 NHK방송은 '빠른 검사가 가능하면서도 직접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확진자 수가 8000명에 육박하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도 수십 명에 이른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비롯해 전 국민이 아이디어를 내고 노력을 더 해 사투를 벌이는 요즘이다. 우리의 땀과 눈물이 쌓여 머지않은 미래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Breakthrough)를 찾을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이동현 / 한국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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