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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아루바 풍광

아루바는 카리브해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이다. 소앤탤리스 제도의 중심에서 약 1000km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29km에 자리 잡고 있다. 아루바의 서북단에서 동남단까지 길이가 32km로 그중 가장 넓은 지점은 그 길이가 10km이다. 아루바에는 기원전 2000년부터 사람이 살았다. 남아메리카에서 이주하였던 아라와크족 카케티오 원주민들이다. 아루바를 방문한 첫 번째 유럽인들은 아메리고 베스푸치와 알론 소데 오헤다이다. 이들은 1499년 아루바에 도착, 아루바를 스페인 영토라고 주장하고 거인들의 섬이라고 표현하였다. 베스푸치는 아루바에서 목화와 브라질 나무를 가지고 스페인으로 돌아와 그것으로 바다에 집을 지었다. 그들은 아루바에 관심으로 이어졌고 스페인은 아루바를 식민지화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았으며 많은 이들을 히스파니올라 섬의 탄광으로 보내 강제노동을 시켰다.

파도가 잔잔한 에메랄드빛 바닷가는 조용하다. 유색인종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야자수 잎으로 만들어 놓은 초막 집은 햇빛을 차단하는 곳으로 하루에 15달러를 지불하는 휴식처다. 그곳을 벗어나 비치 의자를 펴놓고 비치 수건을 걸어 놓으면 하루를 쉴 수 있는 휴식처다. 까맣고 불그무레한 등 쪽을 더 태우기 위해서 반질반질 기름을 바르고 누워 있다. 찰랑찰랑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며 모래에 인사하고 간지러움을 넌지시 주고받는다.

배를 타고 아루바 해변을 한 바퀴 도는 코스에 합석했다. 젊은이들이 춤을 추고 치즈·닭튀김·칵테일·주스를 마시며 흥겹게 놀다가 풍선 조끼에 해녀들이 신는 신발과 산소마스크를 쓰고 깊은 바다에 뛰어내렸다. 물속에서 심장이 멈출 것 같은 소름이 돋는다. 수영도 못하는 처지에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다. 얼굴에 공포가 나타나 가이드가 밧줄을 잡으며 배 위로 올라가라고 소리친다. 무서워 빨리 올라왔다. 애틀랜타에서 왔다는 딸과 아빠는 인어처럼 그 넓은 바다에서 물고기 같이 솟아올랐다가 내려앉고 계속 굴곡을 그리며 고무다리가 올랐다 내렸다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다.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붉은 해를 보기 위해 모래사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북유럽 사람들이 많다. 햇볕이 많지 않고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겨울에서 지내다 따뜻한 날씨가 그리워 찾아온 사람들이다. 보수적이고 수영복도 요란스럽지 않다. 그냥 푹 쉬러 오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수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간단한 옷차림으로 해변을 걷는다. 바른 몸매는 아니고 남편과 손을 잡고 옛날을 회상하는 뒷모습에서 어떻게 지내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머리를 스친다. 저녁 시간이 되어 곱게 차려입고 식당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환한 얼굴로 눈인사한다.




양주희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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