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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지원서 심사 방식…석차부터 가정형편·성격까지 파악해

[에듀 포스팅] 양 민 박사/대입전문 컨설턴트

지원동기도 중요…점수만 안 봐
인터뷰 후기 읽으며 리더십 키워야


자녀가 가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그러한 대학을 일류대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원자 가운데 합격통지를 받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들 중 으뜸인 Harvard 대학 같은 경우 2011년 가을학기 신입생 1600명의 자리를 놓고 무려 3만4950명이 지원하였다.

합격생이 모두 신입생 등록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여유있게 약 2158명에게 합격통지를 내보냈으니, 결과적으로 16명 중 1명씩에게 합격통지를 한 셈이다.

저마다 훌륭한 조건을 가진 우수학생 매 16명의 지원서마다 1명 만을 추려내야 하는 것은 하버드 입학사정 담당관들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원자 중에서 약 15%는 하버드의 교육을 감당할 수 없는 학생들이다. 즉 지원하지 말았어야 할 학생들이다. 그러나 나머지 85%는 하버드에서 대학교육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qualified) 학생들"이라고 하버드 측은 말한다.



16명 중 15명을 떨어뜨려야 하며, 자연히 좀 더 나은 학생을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과연 어느 누가 좀 더 우리 대학에 잘 맞고 성공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아내려고 열심히 눈에 불을 켜고 학생의 지원서류를 읽어내려 갈 것이 뻔하다.

위와 같이 경쟁이 심한 대학들은 모두 사립대학이며 이러한 사립대학의 입학허가 결정은 매우 냉정하며 날카롭지만 그 일을 담당하는 이들과 그들의 업무는 매우 인간적이다.

이 말은 학생의 입학지원서를 읽고 합격, 불합격 결정을 내리는 당사자들은 지원자를 단순한 숫자로 보지 않으며, 지원서류에 담긴 숫자들, 즉 GPA와 SAT 점수만을 보고 칼로 자르듯이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그들은 지원자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이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몇 장의 종이서류를 읽어 지원자를 파악하여 학생을 평가하고 합격.불합격을 결정 내린다는 게 너무나도 어려울 일이라는 건 뻔한 이치다. 그래서 그들은 지원서 패키지를 소중히 꼼꼼히 읽어 내려간다.

알다시피 이 지원서류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학생의 이름, 성별, 인종(ethnicity), 학교명, 학교가 공립인지 사립인지, 졸업생의 몇 %가 4년제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지, 학생의 부모의 이름과 그들이 학생과 살고 있는지, 부모의 교육 정도와 직업, 학교에서의 학생의 석차, 9~11학년, 12학년 1학기까지 택한 과목들과 그 성적, SAT I Verbal, SAT I Math, SAT II 과목별 점수, AP Test 결과들, 학생의 Extra-Curricular Activities(학과 외 활동), 카운슬러가 보낸 학생에 대한 평가, 선생님의 추천서, 학생의 에세이, 인터뷰 후기 등 여러 페이지에 걸쳐 한 학생의 지난 4년간의 요약된 삶을 읽으며 지원학생을 파악한다.

입학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순서나 중요도에 대한 퍼센티지를 매길 수는 있겠지만 입학결정이 이 순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석차가 좀 떨어지는 학생이 합격을 한 반면에 그보다 좋은 성적을 낸 다른 학생이 불합격을 했다거나, SAT점수가 높은 누구는 미끄러졌는데 더 낮은 학생은 합격했다는 등의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실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입학 결정 과정에서 학생의 지원서류를 꼼꼼히 읽는 이들에게 한두 가지 요소의 높낮이보다는, 모든 요소들을 종합하여 학생을 어떻게 이해하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담당자가 지원학생의 서류를 1시간동안 검토해 입학결정을 내린다고 하자. 10분, 20분, 30분이 지나면 학생에 대하여 상세히 알게 된다. 학생의 배경, 피부 빛, 가정상태, 사는 곳과 다니는 학교, 그리고 그의 생활이 눈에 선해지면 과연 이 학생이 캠퍼스 생활을 얼마나 잘해낼 것인가 느낌이 올 것이다. 담당자는 자신의 느낌을 뒷받침할 증거(evidence)들을 지원서류 속에서 찾게 될 것이다. 증거가 충분하면 그는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며 합격 또는 불합격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우리와 같은 보통의 지성인인 그는, 풍부한 자신의 상식과 교양에 기초하여 학생을 이해하게 된다. 그는 또한 많은 학생의 지원서류를 읽어온 경험자로서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내린다.

이 학생의 성적은 충분한가, SAT 점수들은 이 학생의 성적을 뒷받침하고 있는가, 왜 높은 성적에도 AP를 택하지 않았을까, 이 학교에서 이 정도의 석차라면 잘한 것인가, 왜 학과 외 활동을 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였는가, 자기소개는 어떤 점을 말하고 있는가, 이 학생의 난관은 학업에 방해를 주었는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선생님의 추천서는 과연 학생의 성적과 자기소개를 뒷받침하고 있는가, 왜 이 두 선생님의 학생 평가는 이렇게도 차이가 나는 것일까, 예년의 이 고교 출신 학생들은 과연 본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나, 이 학생은 어떤 의도로 이런 내용의 에세이를 쓴 것일까, 다시 하나 써 보내라고 할까, 12학년 1학기에 이런 과목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을 잘 이해하기에 적절한 의문들이다.

추론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 학생의 지도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충분한 증거에 의한 것인가, 이 학생이 미숙하며 경쟁에서 약할 것이라고 결론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의 성적이 훌륭함에도 모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여 불합격 처리하는 것은 과연 공정한 것인가, 성적은 약간 부족하지만 훌륭한 리더십과 열정은 대학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공정한 판단인가, 10년간 바이올린을 켜오고 오케스트라에서 계속 일한 학생이지만 과목선택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사용하려 하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로 대기자 명단에 올리는 건 공정한가, 성적과 활동을 종합해 보면 아주 우수하지는 않지만 동양인으로서 게다가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로서 가난한 조부모 슬하에서 겪은 어려움을 감안하면 이 학생의 업적은 우리 학교에 합격할 만하지 않은가 등이다.

합격을 결정하는 건 이와 같이 입학 사정관 개인의 이성적인 판단과 감성적인 공감이 최대한 사용되며, 다른 이들과도 함께 의견을 나누며 결정을 내린다.

최종 결정은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다수결의 법칙 등에 따라 민주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뚫고 합격 판결을 받는다는 건 다시 말하면 해당 대학 입학 사무처 외 다수의 구성원으로부터 적격학생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조금 과장한다면 미국의 대중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평범한 이들에게 인정받는 길을 걷는 것과 우수대학에 합격하는 건 크게 한 방향이다.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지원서 패키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우수대학에 입학하는 길인 것이다.

좋은 성적, 좋은 SAT점수, 좋은 추천서 등 큰 그림의 부분들 또는 숲의 나무들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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