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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엄마 이어 딸도 한글 공부

김숙영 교육감 / 남가주한국학교

달콤한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들이 개학을 시작하였습니다. 빠른 학교는 8월 초부터, 늦은 학교들도 서서히 새 학년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은 방학 동안 자녀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주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가시키고 여행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또한, 하루 3번의 식사와 2-3번의 간식을 위해 소위 농담으로 말하듯 삼식이 남편이 아닌 삼식이 자녀와 씨름을 하며 보내셨을 것입니다. 물론 직장에 다니시는 부모님들은 그만큼의 비용을 여름 학교나 방과 후 학원에 쓰셨으리라 짐작합니다.

한국학교들도 학기 시작을 알리는 홍보가 시작되면서 한글학교 교사들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한국학교도 새 학년도를 위해 7월 말부터 교장연수에 교사연수 또는 학술제에 참석하며 열심히 학생들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12개 지역의 모든 학교들을 위해 모든 교장님들과 교사님들을 도와 드리며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차세대 미래 일꾼들을 기르는 뿌리교육에 최선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을 하며 많은 책임감으로 새로운 새 학년도를 맞이합니다.

오늘은 얼마 전 받은 이메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학교가 시작하는 이맘때이면 이메일과 전화로 상담을 원하는 연락을 자주 받게 됩니다.

가능한 한 걸려오는 전화나 이메일에 열심히 답을 보내주고, 또 상담을 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조그만 일들은 결국 해외에서 자라고 있는 많은 2, 3세 자녀가 우리의 문화, 역사, 뿌리교육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말과 글, 전통을 배워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자라는 올바른 미국계 한국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 상담 이메일 중에 4세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이메일입니다. 분명 자녀의 나이가 어린 것을 보니 부모도 역시 2세일 거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보통 받는 영어로 온 상담의 이메일이 아닌 정확한 맞춤법으로 쓴 한글 상담 이메일이었습니다. 이메일을 읽어 내려가면서 저는 '한국에서 온 학부모인가?' 하고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모 본인이 남가주 글렌데일 한국학교에 다녔던 학생이라고 하였습니다.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그 학부모가 5학년 때 제가 직접 가르쳤던 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한글을 잊지 않고 쓰고 있는 것이 너무나 대견하고 반갑고 흐뭇했습니다. 이렇게 한글교육을 받고 자라서 시집을 가고 또 자녀의 한글 교육을 위해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찾아오는 부모가 되었음에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면서 은근히 개학 날이 기다려집니다.

저는 지난 28년 동안 매주 토요일 몸담아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며 마음을 쏟았던 남가주 글렌데일 한국학교를 떠나 새 학년부터 교육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학생들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아쉬운 마음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개학날만큼은 이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러 학교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밀려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말과 글을 잊지않고 이어가는 그 학생을 칭찬하며 꼭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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