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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폭동 때 경찰로서 가장 힘들었다"

은퇴 앞 둔 찰리 벡 LAPD국장
'8년 재임' 심경 LAT 인터뷰

8년간 LA경찰국(LAPD)의 수장을 맡아온 찰리 벡(64·사진) 국장이 지난 19일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재임에 성공해 내년 11월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그는 "조직에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며 은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09년 11월 윌리엄 브래튼 전 국장에 이어 56번째 LAPD 수장에 올랐다. 부친 조지 벡 전 부국장에 이어 LAPD조직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내부 혈통(Blue-blood)'이어서 기대가 컸다. 1977년 LAPD 제복을 입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LAPD 집안이다. 여동생, 아내, 딸과 아들, 사위까지 모두 LAPD 경관이다. 지난 8년간 그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의 취임 당시 조직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 위기 직후 8000만 달러 예산이 삭감됐고, 램파트경찰서 스캔들로 인한 법원의 강제 개혁명령으로 경관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경관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92년 LA폭동 당시가 제일 힘든 때(lowest time)였다. 사실 90년대 전체가 LA시에는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때였다. 원인 제공자가 바로 LAPD였다.(92년 폭동과 97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LAPD 최악의 부패사건인 '램파트경찰서 스캔들'을 의미한다) 90년대에 난 간부로 막 진급하던 때였다. 폭동 때 서전트(순찰대장)가 됐고 얼마 뒤 루테넌트로 진급했다. 당시 경찰국 안팎의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만약 내가 중요한 위치에 오른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국장에 취임하면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몇 가지 있었는데 당시 다짐이 그중 하나다."



-경찰의 무력행사에 대한 현재 의견은.

"어려운 질문이다. 공권력 행사에 대한 평가는 많은 미사여구와 잘못된 정보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통상 흑백논리로 공권력 행사를 재단한다. 총기와 폭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난무하는 상황에서 공권력 행사에 대한 선을 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다시 신입경관으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당신이 해주고 싶은 말은.

"젊은 경관들은 범죄자를 체포하고 거물들을 잡아넣는다는 '멋진 환상'에만 사로잡혀있다. 하지만 때로 어린 아이의 일탈을 붙잡아주거나 범죄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것들은 경관으로서 무르익어야만 깨닫게 된다. 그런데 경관으로서 충분히 현명해질 때쯤이면 너무 나이 들어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현재 LAPD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물론 범죄의 통제다. 재임기간에 범죄율이 크게 낮아진 것은 기쁜 일이지만 낮은 범죄율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와의 파트너십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정부와 협력해야 하는 가장 큰 현안은 홈리스 문제다. 단순히 범죄율 차원이 아니라 인도적인 이유에서라도 해결해야만 한다."'

-국장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다들 알다시피 예산 위기같은 거시적인 현안도 있지만 개인적이고 내재적인 문제(visceral)도 있었다. 도너 사건이다."

(도너 사건이란 2013년 전직 LAPD경관 크리스토퍼 도너가 부당하게 해고된 데 앙심을 품고 LAPD 경관들을 상대로 보복전을 벌인 사건이다. 경찰 등 4명을 살해한 뒤 샌버나디노 한 산장에서 경찰과 총격전 중 사망했다.)

-지난 8년 재임기간을 요약한다면.

"국장으로서 좀 더 잘할 수 있었지 않느냐 묻는다면 답은 '예스'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안에 대한 대처에 스스로 만족한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더 잘할 수 있었던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나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다. 내가 저지른 실수들은 '정직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역할을 맡았을 때 항상 잘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 조직이 내 취임 전보다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악의 비평가조차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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