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라카운티 산불 대피 상황] 한인들 "한밤중 쾅쾅 소리에 대피"
"사방이 불, 도로는 피난행렬"
21년 거주 주택 불탄 가정도
소방당국이 소방대원 수백 명과 소방 항공기를 동원해 화재 진압을 하고 있지만 강풍이 멈추지 않으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새벽 4시 기준 1만4000에이커 이상이 탔다.
한인들도 한밤중에 쫓기듯 대피해야 했다. 발화 장소 서쪽 웨스트레이크 빌리지에 거주하는 한인 K(54)씨는 8일 자정 가족들과 함께 집을 빠져나왔다.
K씨는 "오후 10시쯤 쾅쾅 터지는 소리가 나서 밖을 나가보니 연기가 자욱하고 재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며 "큰일났다는 생각에 중요한 물건만 챙겨 발화지점 반대쪽인 대형 마켓으로 긴급히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K씨는 집을 나설 때까지도 소방당국으로부터 대피하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K씨는 "한밤중이었지만 도로는 피난 행렬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으로 가득했다"며 "연기가 자욱하고 사방이 불길이었고, 도로는 차로 가로 막힌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K씨는 남편과 두자녀와 함께 LA쪽으로 대피했다가 9일 오후 다시 집에 들러 옷가지를 챙긴 뒤 채츠워스 지역으로 대피한 상태다.
시미밸리와 아구라힐스쪽에도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피해 지역 주민들의 대피 상황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타고 있다. 사우전드오크스에 거주하는 한 백인 가족은 abc7과의 인터뷰에서 "8일 자정에 대피해 멀리 주차장에 있다 다시 돌아와 보니 집이 모두 불탔다"며 "21년 동안 거주하며 아이를 키운 곳이 전부 사라졌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LA총영사관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산불 소식을 전파하고 있다. LA총영사관의 김보준 경찰 영사는 "아직 영사관 쪽으로 한인들의 피해가 접수된 것은 없다"며 "주민들과 여행자들은 뉴스와 SNS를 통해 관련 뉴스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긴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 총영사관(긴급연락처 213-700-1147)으로 연락하면 24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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