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현 기준금리는 기준선 바로 아래"…속도 조절 시사

28일 뉴역경제클럽 연설
10월 발언에 비해 완화
"내년 인상 횟수 줄수도"

"역사적으로 볼 때 기준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봤을 때 과열도 침체도 아닌 건전한 경제성장을 위한 기준선 바로 아래에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인상과 관련해 '톤 다운(tone down)' 된 발언을 내놓아 관심을 모은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당장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 안정을 줬다는 평가다.

파월 의장은 28일 뉴욕경제클럽에서의 경제전망 및 금융안정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여력이 있지만 기준선 '바로 아래(just below)'에 있다고 밝혀 속도나 횟수 조절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 10월 PBS와의 인터뷰에서 기준선까지 아직 '갈길이 멀다(long way)'라고 말했던 것에서 물러난 뉘앙스다. 파월 의장의 10월 발언에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급락했던 데는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반응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28일 발언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상을 건너뛴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에 예정된 금리인상의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경제는 여전히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고 기준금리 여력도 기준선 바로 아래에 있으며 일자리와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파월 의장이 말한 '기준금리 여력'이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실업률이 47년 래 가장 낮은 3.7%로 거의 완전고용상태에 있는데다 인플레이션도 2%에 가까운 데 반해 금리 (지난 9월 인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2.25%)는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인상여력이 있지만 글로벌 금융안정을 감안해 대처할 것이라는 의도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효과적인 기준금리 기준선이 3% 정도로 보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다소 온건한 금리정책 발언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글로벌 금융시장 악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한편, 파월 의장의 연설에 하루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을 다시 한 번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선택한 것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는 말로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여전히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문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