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한국 출신 의사, 레지던트 절반만 생존

미국내 전문의 부족 심화(하)

해외서 경력있어도 시험 필수
기초의학·임상의학·실습 포함
합격해도 레지던트 매칭비율은
해외 의대 졸업자 56.1% 불과


현재 미국에서는 의사 부족에 따른 공백을 해외 인력으로 메우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본지 12월12일자 a-1면>

해외에서 의사를 하다가 미국에 진출하려면 사실상 의과 대학만 제외하고 의사가 되기 위한 나머지 과정은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에서 활동하던 의사가 미국서 의사가 되려면 미국 내 의대 졸업자와 마찬가지로 3차(기초의학·임상의학·실습)에 걸친 미국의사시험(USMLE)을 통과해야 한다. 아무리 해외에서 의사 경력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1년 이상 준비가 필요한 셈이다.

USMLE를 통과하면 비로소 외국의대졸업자교육위원회(ECFMG)로부터 학력 인정 증명서를 받아 레지던트(수련의) 과정에 지원해볼 수 있다. 설령 해외에서 인턴과 레지던트(수련의) 과정을 수료했다 해도 미국에서는 다시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

USMLE에 응시했던 유은명씨는 "쉽게 말하면 멀쩡히 의사 활동을 잘하다가 갑자기 미국으로 가서 다시 처음부터 의사 준비 과정을 밟는다는 건 크나큰 도전"이라며 "또 어렵게 시험을 통과해도 병원과 레지던트(수련의) 매칭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서 특별히 꼭 미국에서 의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니면 그런 부분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에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는 미국 내 2019년도 레지던트 지원이 시작됐다. 지금은 해외 의대 출신의 외국인 의사들이 본격적으로 수련의 과정을 밟기 위한 병원 찾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시기다.

어렵게 의사 시험을 통과해 레지던트 매칭에 나섰지만 반드시 병원에 채용되는 건 아니다.

본지는 미국레지던트매칭프로그램(NRMP)에 통계를 요청했다. 2017-2018년 회계연도에는 3만232명을 뽑는 레지던트 과정에 총 3만7103명(미국 및 해외 의대 졸업자 포함)이 지원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10명 중 8명(78.3%)이 레지던트 매칭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미국 내 의대 졸업자와 해외 의대 졸업자로 나눠보면 매칭 비율은 엄청나게 차이가 벌어진다.

미국 내 의대 졸업자의 레지던트 매칭 비율은 94.3%인데 반해, 해외 의대 졸업자는 56.1%에 그쳤다.

미국 의대 졸업자의 경우 1982년 이후 매칭 비율이 단 한 번도 9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반면, 해외 의대 졸업자는 최근 5년 통계만 추려 봐도 2013년(47%), 2014년(49.5%), 2015년(49.4%), 2016년(50.5%), 2017년(52.4%) 등 절반 정도만 레지던트 매칭에 성공했을 뿐이다.

한국 의대 출신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 의대 출신자의 레지던트 매칭 비율은 51%였다. USMLE를 통과해 레지던트 과정에 지원한다 해도 2명 중 1명만 살아남았다.

USMLE를 준비 중인 지성윤 씨는 "시험 준비기간부터 응시까지 2년 정도 소요되고, 미국으로 와서 실습 시험, 병원 인터뷰 등을 위한 체류비까지 계산해보면 한화로 대략 2000만 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며 "미국에서는 의사가 부족해서 해외 인력을 원한다고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거쳐야 할 관문이 많아 무작정 나설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료시장에서 해외 의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절실하다.

남경윤 미국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는 "현재 미국 내에서는 '1차 진료(primary care)' 담당 의사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특히 요즘은 'D·O(Doctor of Osteopathic Medicine)'라 불리는 정골 의학 부문의 의사도 의료 시장에서 매우 필요로 한다"며 "특히 의사는 다른 직종보다 영주권도 금방 나오기 때문에 시험을 통과하고 어느 정도 영어만 뒷받침된다면 외국인 의사에 대한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미국 의사에 대한 관심은 높다.

미국 의사 시험 정보를 공유하는 'USMLE Korea'의 회원 수는 현재 2만여 명에 이른다. 이는 이 웹사이트가 개설된 지난 2005년(1091명)과 비교하면 현재 미국 의사 시험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지 엿볼 수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