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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의 기도문은 허구" 교계 파문

[LA중앙일보] 발행 2019/06/29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9/06/28 19:59

UCLA 옥성득 교수 자료 공개
소설 '양화진' 작문과 똑같아
올해 언더우드 탄생 160주년
다른 가짜 기도문도 SNS 유통
"감동만 되면 믿는 세태 반영"

UCLA 옥성득 교수(한국기독교학)가 기독교계에 널리 알려진 '언더우드의 기도문'이 허구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1859~1916)는 1885년 미국 장로교 최초로 조선에 파송된 선교사다.

조선 최초의 장로교 교회인 정동교회(현재 새문안교회)와 연희전문학교(현재 연세대학교)를 설립하는 등 종교 문화 언어 정치 사회 등 여러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조선인들에게 원두우라는 한국이름으로 불렸다.

언더우드의 기도는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그루 청정하고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를 옮겨와 심으셨습니다'로 시작한다. 이 기도문은 CCM(현대복음성가)으로 만들어져 한인 교계에서까지 불리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21일 옥성득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기도문은 언더우드가 직접 쓴 게 아니다"라며 "심지어 부정확한 내용을 '언더우드의 기도'라고 하는 것은 언더우드 선교사에 대한 모독이며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기독교계는 당장 사용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옥 교수는 "이 기도문은 소설 '양화진(1984년)' 235페이지에 나오는 작문과 똑같다"며 "작가 정연희씨가 상상으로 쓴 허구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가짜 언더우드 기도문은 또 있다. 5년 전부터 교계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떠돌고 있는 이 기도문은 '걸을 수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로 시작한다. 이후 말미에 '언더우드의 기도 낙서장에서'라는 출처가 붙으며 급속도로 퍼졌다.

옥 교수는 이 기도문 역시 "지난 2010년 김옥춘 시인이 쓴 시"라고 밝혔다. 심지어 이 기도문은 올해 5월 연세대학교와 새문안교회 등에서 열린 '언더우드 어록 전시회'에 작품화 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옥 교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언더우드의 기도로 퍼트릴 때 침묵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언더우드의 후손들도 이런 기도문이 영어 번역이나 노래까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기도문에는 한국을 미개한 황무지로 보는 19세기 말 서양인의 동양관 작가의 사대주의 선교사관 등이 묻어나는데 이를 수용하고 퍼트린 1990년대 한국 교회의 선교 신학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 개의 가짜 언더우드 기도문은 오늘날 기독교계의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옥 교수는 "감동과 은혜만 준다면 좋은 게 좋다고 가짜 기도 사이비 이단 표절 위조 횡령 불법도 눈 감아주다 보니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됐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다 믿지 말고 먼저 의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언더우드 기도’ 왜 논란됐나

올해는 언더우드 선교사 탄생 160주년이다. 현재 교계에서는 언더우드 기념관 복원 1주년 행사, 언더우드 어록 전시회, 심포지엄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이 때문에 언더우드의 기도문이 소셜네트워크에 떠도는가 하면 심지어 언더우드 관련 기념 전시회 등에서 기도문이 서예 또는 캘리그라피 작품으로까지 선보이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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