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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인술 26년…1만6000명 돌봤다

'테네시 슈바이처' 김유근 박사
내달 75세 생일에 진료소 은퇴

26년간 무료로 인술을 베풀어 ‘테네시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김유근 박사(영어명 톰 김·74.사진)가 올해 말 은퇴한다. 다음달 75번째 생일에 진료 현장을 떠난다.

김 박사가 지금까지 무료로 돌본 환자 수는 총 1만6000여 명. 그는 지난 1981년 테네시주 녹스빌에 정착, 12년간 개업의로 일하면서 일과 후 서너 시간씩 무료로 진료했다. 그러다 1993년 무료진료소(Free Medical Clinic of America)를 열면서 저소득층 주민들 무료진료에 본격 전념하기 시작했다. 무료진료를 위한 재정은 정부와 교회 등의 후원, 골프대회 기금모금, 그리고 진료를 무료로 받은 환자들이 남기고 간 1달러나 페니 등 푼돈이 전부였다.

김 박사가 오랜 기간 무료진료에 힘써 온 이유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 북한이 고향인 김 박사의 아버지는 평양의전 출신 의사로 김일성의대 외과과장이었던 장기려 박하와 함께 김일성을 치료해준 적 있다. 그러다 공산체제가 싫어 해방 직후 기차 지붕 위에 올라타 월남했고 그 후 1961년 도미했다.

무료 진료소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인 줄리 블리스 간호사는 “지난 20년간 헌신을 다해 의료 봉사를 해 온 김 박사가 떠난다니 슬프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김 박사는 74세 생일을 일주일 앞둔 12월14일 운영하던 무료진료소 중 원거리에 있는 디어 로지 진료소의 문을 닫기도 했다.

은퇴를 앞두고 지역신문과 방송을 통해 진료소를 대신 맡아 줄 의사를 구한다고 알렸지만 6개월간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다. 디어 로지 진료소는 김 박사에게 유달리 애착이 가는 곳이었다. 가장 마지막에 문을 연 진료소이자 가장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 원거리 진료소이기 때문이다. 디어 로지 주민은 기껏해야 1500명이 채 안 된다. 이 중 150명이 무료 진료소를 정기적으로 찾아 김 박사의 온정을 느끼고 갔다. 작은 마을에 무료진료소가 폐쇄되면 주민들에겐 여파가 크다. 당시 김 박사는 “여성 환자에게 다른 지역의 무료진료소를 소개해줬지만 ‘그곳까지 갈 개스비조차 없다’고 하더라”면서 “몇몇 환자들은 진찰조차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태껏 무료진료를 해왔음에도 그가 주민들에게 미안해 하는 이유다. 연말에 진료실을 완전히 떠나게 된 김 박사는 “남은 무료진료소는 계속 운영될 것”이라며 “나도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찾아 돕겠다”고 말했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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