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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사태 속 ‘뉴 노멀’

홍희정 / 경제부 기자
홍희정 / 경제부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20/04/02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20/04/01 19:07

코로나19로 일상이 180도 달라졌다. 악수 대신 가벼운 인사, 학교 강의 대신 온라인 수업, 외식 대신 집밥 먹기 등. 불과 두 달 사이 이 모든 것들이 일상 속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대부분 식당, 사무실 등 공공장소에는 대형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손을 자주 씻자는 포스터도 종종 눈에 띈다. 수시로 방역 작업을 한다는 홍보는 가장 효과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마켓들도 변화하고 있다. 월마트, 본스 등 대형마켓은 계산대마다 스니즈 가드를 설치했다. 스니즈 가드는 기침이나 재채기로부터 음식물을 보호하는 유리나 보호 플라스틱 막을 말한다. 이것을 계산대에 설치해 고객과 직원과의 안전 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스니즈 가드 설치는 미국 내 H마트가 선두로 진행해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계산대 앞 다닥다닥 붙어 줄 서던 풍경도 이젠 더 이상 보기 어렵다. 앞 사람과의 간격은 최소 6피트 이상 떨어져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다. 매일 수많은 손님을 응대하는 마켓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위생 장갑은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임신부, 시니어들을 배려한 취약 계층 전용 쇼핑시간이 확대됐고, 휴지나 계란 등 일부 품목은 구입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됐다.

직장은 또 어떠한가. 재택근무로 전환한 기업들이 늘어났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장인은 도시락을 싸오기도 한다. 식당 문을 여는 곳이 없다 보니 투고한 음식을 공원에서 먹기도 하고 차 트렁크에 앉아서 시간을 때운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맥도널드 드라이브 스루에는 점심시간 대기하는 차들이 줄지어 있다. 햄버거를 건네받은 사람들은 다시 주차장으로 들어와 차를 세워두고 홀로 끼니를 때운다.

평소 같았으면 참으로 어색했을 것만 같은 행동들이 지금은 친숙한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시대의 ‘뉴 노멀’에 우리도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에서 “인구가 밀집되고 숙주가 많을수록 세균과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쉽다”며 “대중 감염병은 1만 년 전 농경시대에 시작됐고 최초의 전파자는 가축이었다”고 말했다. 중세시대엔 비위생적 환경과 생활, 의학 기반 부족으로 감염병 ‘페스트’가 창궐했지만, 이와 달리 위생적인 첨단 의학 시대에도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6년 콜레라,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까지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전 세계가 휘청이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도 전쟁이 아닌 전염병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수많은 목숨을 빼앗았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했다. 앞으로도 어떤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지 알 수 없다. 인간은 이토록 나약한 존재였던가. 감염병 위험에서 인간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다.

전 세계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휘청이는 이 현상은 결코 일시적인 혼돈이 아니다. 코로나19도 언젠가 지나가겠지만 지난 역사에서 볼 수 있듯 팬데믹은 또 다시 찾아올 것이다. 향후 또 어떤 형태의 뉴 노멀이 우리 삶을 파고들까.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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