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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홍 신부 칼럼] 성(性) 윤리를 가르치자

아침마다 즐겨보던 투데이 뉴스 남자 앵커가 성추행 전력이 드러나며 방송에서 퇴출당하였다. 때마다 유명인들의 성추행 전력이 드러나 사회적 논란이 된 것은 하루아침의 일은 아니다. 사회 전반으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종교계에서도 추문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심각함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결국에는 사람 간의 불신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사회문제이다.

실제로 피해자인 여성에 대한 성 의식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모른다. 더구나 인터넷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포르노그래피의 폐해로 인하여 성 의식은 점점 더 잘못되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성 윤리 교육은 모두에게 필요할뿐더러, 인간존중 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미국 성공회 교단에서는 모든 성직자와 리더, 봉사자, 직원들은 반드시 성 윤리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5년마다 재교육을 받도록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성인과 미성년으로 나누어 교회 활동이나 관계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실제로 일어났던 사례들과 피해자들의 증언도 듣고 대처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이성을 대하는 태도를 실제로 교육한다. 이런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아무런 교육이 없다면 이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모든 곳에서도 이러한 성 윤리 교육은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는 성적인 문제들은 덮어두고 감추려는 경향이 많다. 성 윤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가정교육이나 학교의 가르침도 부족하고 군대에서도 성 윤리 교육을 받아본 기억이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이제는 여성을 잘못 쳐다만 보아도 추행이라고 한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성 윤리관 속에서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사회에서 이러한 일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를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몇 년 전 한국에 있는 교회에도 이런 성 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교육하라고 정보를 보내준 일도 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성 윤리 교육을 공식화한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없었다.

습관적으로 하는 언어적 희롱이나 행동들이 자칫 상대방 이성에게 줄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네가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하는 황금률의 마음을 갖고 행동하기 위해서 먼저 성 윤리에 대해서 배우는 이성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을 배려하고 그를 위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나 아동과 여성들에 대해서 가벼이 여기고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각성해야 한다. 특히 교회에서 성서를 남성 중심이 아닌 남녀평등의 눈으로 보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교회에서부터 먼저 성 윤리 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젊은 세대에게도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살아야 할 진지함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건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여성은 곧 내 어머니이며 아내이고 누이고 나의 딸인 사실을 알아서 우리의 성 윤리 수준이 변해야 할 것이다.




이완홍 신부 / 메릴랜드 성공회 성요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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