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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이드] '5K Fun Run' 단상

이상규 / 뉴스타 부동산 명예 부사장

'뉴스타' 일원으로 참가한 유쾌했던 행사
인생을 돌아보며 희망을 떠올린 뜀박질


지난 토요일 LA중앙일보와 산하 비영리단체 해피빌리지 주최로 '5킬로미터 펀런(5K Fun Run)'이 있었다. 이웃과 커뮤니티를 위해서 희망을 달리는 해피빌리지 주최로 열렸다.

펀런은 일반 마라톤과 달리 경쟁이 아닌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아주 유쾌한 커뮤니티 행사였다.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지만 바쁜 관계로 2마일 정도 뛰고 바로 출근을 한다. 그래서 이번 펀런은 나에게 재밌게 달릴 수 있는 거리였고 기쁜 시간이었다.

2.5K 반환점을 돈 다음 나머지 2.5K를 달리는 짤막한 거리이다. 그래도 우리 동네 인증 약골인 나에게는 그리 쉽지 않은 거리이다. 달리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 갔는데 무엇보다 내가 걸어온 삶과 지금 달리는 길에 대한 단상들이 있었다.



목적지, 즉 피니시 라인이 분명히 있는 펀런과 성공이라는 목적이 있는 인생길은 언뜻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혼자서 그 힘든 길을 뚜벅뚜벅 걷고 뛰어야 한다. 그래서 땀과 눈물이 있고 또 결국에는 해냈다는 기쁨이 있다. 힘들더라도 허리와 어깨를 펴고 뛰어야 한다. 멈추게 되면 결국 포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반환점을 돈 후에는 가파른 길이 나와도 쉬지 않고 뛰어야 했다.

목적지가 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 더욱 쉬어 가기는 쉽지 않다. 그 길을 혼자 가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 팀으로 담소하며 가는 사람도 있었다. '뉴스타' 팀으로 함께 가서 더욱 좋았다. 혼자 가든 같이 가든 목적지가 있는 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해진 거리, 정해진 루트를 달리는 펀런과 각자의 인생길은 다르다. 우리네 인생은 정해진 길이 아닌 앞이 보이지 않는 굽이굽이 험한 산길이다. 가볍게 뛰면서 그동안 지난 온 이민 생활의 우여곡절과 부침을 반추해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맨 처음 이민을 와서 광야 같은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희망을 노래하기엔 너무 힘들었던 때, 부동산이란 직업을 택하고 17년 남짓 한길만 파고 걸어온 길이 떠올랐다.

마라톤보다 힘든 게 우리가 걷고 뛰는 인생길임도 깨달았다. 뛰다가 문득 루쉰의 작품 '고향'에 나오는 문구가 떠올랐다. 황폐해져 가는 고향 땅과 그곳의 가난으로 피폐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작가는 나중에 희망을 노래한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해피빌리지의 펀런은 그렇게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달리는 즐거운 뜀박질이 아니었을까? 땀으로 범벅된 얼굴에 옅은 미소가 있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것 같았다.

만약 루쉰이 크리스천이었다면 다음과 같이 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이란 원래 있던 것이었다. 그리스도가 그 길을 이미 걷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 길을 미리 걸었던 많은 사람처럼 그저 그 길을 걸으면 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오늘도 그저 달린다. 소망이 원래 있었으니까.

▶문의:(818)439-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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