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민자 군인 강제 전역 중단한다더니…

육군, 신원조회 결과에서 범법 기록 찾도록
군 변호사 36명에게 뒷조사 의뢰 e메일 보내
진행 중인 소송에서 제대 조치 근거로 쓸 목적

시민권 취득을 위해 외국인 모병 프로그램(매브니·MAVNI)을 통해 입대한 이민자 군인들을 강제 전역 조치했다가 여론의 비난과 잇단 소송 제기로 이를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일부 군인을 원대 복귀시켰던 육군이 뒤에서는 이민자 군인들에 대해 전과 기록 조사를 의뢰하는 등 이들을 내쫓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이 육군 내부 e메일 내용을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육군 정보당국은 지난 8월 13일 군 변호사들에게 이민자 군인들의 범죄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심층 신원조회 결과 서류들을 면밀히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군이 서류 검토 작업을 요청한 변호사는 최소 36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6하 원칙에 따라 기술된 e메일 내용에서 육군 측은 이러한 지시를 내리는 이유에 대해 "이민자 군인들은 부당하게 전역 조치 당했다며 현재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강제 전역 조치된 이민자 군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을 전역시킨 정당한 이유를 찾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육군이 강제 전역 조치한 이민자 군인들의 전역 사유는 대부분 '외국과의 관련성'으로 기록돼 있는데, 단순히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거나 친지와 편지나 텍스트를 왕래한 것조차 전역 사유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전역된 군인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이를 근거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한 육군 측이 어떻게든 전역 조치 사유를 찾기 위해 신원조회 결과 서류에서 범법 기록을 찾도록 변호사들에게 지시한 것이다.

MAVNI 프로그램 출범에 참여한 예비역 육군 중령이자 이민법 전문 변호사인 마가렛 스톡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수십 명을 원대 복귀시키는 결과를 낳은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에 대해 복수하고, 막대한 자원을 낭비했다는 내부의 비난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범죄 전과 기록이 없더라도 과거 불법 행위를 한 기록이 발견되면 이를 수사 당국에 알리고 재판에서 전역 조치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e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민자 군인들을 강제로 전역시키거나 그들의 범죄 혐의를 찾아 공개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인 칼라 글리슨 공군 소령은 지난 1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신원조회 결과 재검토 요청을 한 것은 연방정부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며, MAVNI 소송과 관련해 서류들이 정확하고 완전하게 준비돼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인 19일 글리슨은 "재검토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추가 해명해 의혹을 부풀렸다.

육군은 올해 초부터 이민자 군인에 대해 대거 강제 전역 조치를 취했다가, 지난 7월 초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일부 군인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자 7월 20일 내부 지침을 통해 모든 비자발적 전역 조치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하달한 바 있다.

이후 합법 체류 신분 박탈로 추방 위기에 놓인 이민자 군인들의 소송이 계속되자 결국 지난 8월 20일 현재 최소 38명을 원대 복귀시키고 149명에 대해서는 전역 명령을 유예한 채 재검토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한편,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약 11만 명의 이민자가 군 복무를 통해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지금도 1만여 명이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시작됐다가 지난해 중단된 MAVNI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약 1만1000명이 입대했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n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