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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각장애인 된 것은 하나님의 계획"

한국 총신대학교 이재서 신임 총장 인터뷰

미주 한인 교계를 방문한 이재서 총신대학교 신임 총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기독일보 제공]

미주 한인 교계를 방문한 이재서 총신대학교 신임 총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기독일보 제공]

1984년 유학와 미국과 인연
밀알 선교단 미주 지부 설립자
과거엔 운명에 대한 분노 심해
예수 영접 후 "시력 문제 안 돼"
기독교인의 흔적은 삶이 증명
"약자 돕는 것이 최고의 가치"


지난 5월 한국에서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신학 대학 총장이 됐다. 바로 이재서 총신대학교 신임 총장이다. 빛 한줄기 보이지 않는 전맹 시각장애인인 그는 지난 5월 총신대 총장직에 취임하면서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 교계에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총신대는 용역 사태, 총장 구속 등 학내 문제로 주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가 정치판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총장은 학교에서 비상교수회의 의장으로 활약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5일 그는 미주 총신대 신학대학원 동문회 및 버지니아주 밀알 동부 캠프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

-총신대 총장에 취임했다. 소감은.

"부담이 많이 된다. 특히 시각 장애인이 총장이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적으로 보는 시선과 기대도 크고, 학내적으로는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많아 어깨가 무겁다. 개인적으로는 총신대를 변화시켜보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총장 선거에 임하게 됐다."



-미주 한인사회와 인연은.

"1984년도 필라델피아 성서대학교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템플 대학원, 뉴저지 럿거스대학교에서 사회복지행정, 정치학 전공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 학교에 가야하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출석을 못했다. 결국, 이민국에서 2번이나 추방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 온 목적을 포기할 수 없었다. 첫 번째는 1979년도 대학시절 창립한 한국밀알선교단 세계화의 첫걸음으로, 미주 밀알 선교단 설립을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장애인 선교를 위한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시각 장애 때문에 원망한 적 없었나.

"15살 때 열병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게 됐다. 당시엔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운명에 대한 분노가 심했다. 이후 1973년도 때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목사 집회에 참석한 후 예수님을 영접했다. 한 번도 시력을 돌이켜 달라고 기도한 적 없다. 주님의 구원과 영생의 천국 존재를 알게 된 이상 시력은 나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실명은 장애인 사역을 위해 나를 쓰실 하나님의 실수 없으신 계획이었다."

-사역자의 길 결심하게 된 계기는.

"원래 꿈은 작가였다. 하지만, 주님을 영접한 후 장애인 선교에 대한 소명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인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신학 공부가 필수였다. 하지만, 대학 문턱부터 넘기 힘들었다. 1977년 총신대에 입학 원서를 냈지만 거부당했다. 시각장애인이란 이유에서였다. 결국, 수시간을 기다린 끝에 공부가 뒤처지면 학교가 퇴학 조치를 내려도 수용하겠다고 약속한 뒤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이후 미국 유학 후 1996년 한국에 돌아와 총신대 신학 교수를 지냈고 2001년 학내 사회복지학과 및 대학원 개설 학과장과 대학원장을 맡았다."

-신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는 문화가 아니다. 정말 하나님을 알고 믿는 것이 신앙이다. 교회서 말씀 듣고 교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천국의 존재를 마음속으로 믿는 것이다. 또한, 영적 거듭남을 사모하고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기독교인의 흔적은 삶이 증명해준다. 하나님의 열매를 맺는 삶, 특히 눈물과 고통으로 얼룩진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다."

-밀알 선교단의 역할이 크다.

"1987년 2월 필라델피아에서 밀알 선교단 최초로 미주 지부를 설립한 후 뉴욕, LA, 워싱턴 등으로 확장했다. 이후 각 지부별로 개별 운영되는 밀알 선교단을 합쳤다. 1992년 6월 이후 미주밀알선교단이라는 이름 아래 운영되고 있다. 1995년에는 세계밀알연합으로 발전, 현재는 전세계 21개국 100여 개 지부가 설립돼 있다. 목표는 전세계 1000여 개의 지부를 두는 것이다. 세계 어디든 그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을 복음으로 섬기길 원한다."

-올해로 밀알 선교단 40주년인데.

"밀알 선교단이 가지고 있는 취지와 목적은 분명하다. 40년 전 장애인 사역 하나만 추구한 초심을 잃지 않았다. 또 운영 체계로는 각 지부의 자율성을 존중해 자생력을 강화하고 자체적으로 장애인 사역에 대한 내실을 강화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해 총신대는 일이 많았다.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로 학교가 곤경에 처했었다. 일단 구성원들을 화합시키고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앞선 문제들로 학교가 재정난에 처했다. 학교가 어려워 지면 학생들이 어렵다. 재정난 회복이 급선무다. 신학대학교라는 무거운 이름 아래 사회의 시선은 더 날카로워 질 수밖에 없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단합하고 노력으로 증명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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