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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나와 '다름' 이해하기

지금 필자 앞에는 인류 역사에서 유명한 사진 한 장이 놓여 있다.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8호가 지구의 모습을 최초로 목격하고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의 지구는 우주의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떠 있는 작고 외로운 푸른 구슬처럼 보인다. 이를 본 한 시인은 인류 모두가 지구의 승객이며 우주의 끝 모를 차가움 속을 함께 여행하는 형제라고 썼다.(아치볼드 매클리시의 시. 1968년 12월 25일 뉴욕타임스에 게재)

지구의 모습을 처음 제3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었을 때, 타인으로만 여겼던 사람들이 실은 지구라는 별에 함께 탑승한 동료라는 사실이 절절하게 다가왔을 테다. 누구도 서로의 도움 없이는 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없을 것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이유는 자명해진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그들 모두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말만큼 쉽지는 않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대상화(大象化)'하는 함정에 쉽게 빠진다. 각 개체의 차이를 지우고, 하나의 특징을 부각해 균질한 그룹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특히, 소수민족,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할 때 이런 현상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고유한 내면을 가진 개별적 존재로서가 아니라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그들' 또한, 그러니까 '우리' 모두, 지구라는 별에 함께 탑승한 여행객일 뿐이다. 오랜 여행으로 지친 표정과 남루한 행색을 했다 한들 그것이 내면의 초라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각자 살아온 역사가 지층처럼 쌓여 풍요로운 이야기를 이루고 있으리라.



대종사께서는, "세상 사람들을 보면 대개 그 특성이 각각 다르나니, 특성이라는 것은 자신만의 특별한 관념이라든지, 자기가 특별히 받아들이는 법이라든지, 혹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별한 습성 등을 이르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의 성질만 내세우고 다른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면 다정한 동료 사이에도 충돌이 생기기 쉬운 법이다.

우리 모두는 익히고 아는 바가 달라서 나의 아는 바를 저 사람이 혹 모르거나, 서로의 풍속이 다르거나, 또는 무엇으로든지 전생과 차생에 익힌바 좋아하고 싫어하는 성질이 다르고 보면, 나의 아는 바로써 저 사람의 아는 바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며, 심하면 미운 마음까지 내게 되나니, 이는 그 특성을 너른 견지에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그대들도 먼저 사람마다 특성이 있음을 잘 이해하여야만 이웃, 사회, 국가 사이에 서로 질시와 반목 없이 두루 화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성현들께서 예언하신 죄 짓기를 싫어하고, 남에게 주지 못하여 한이고, 산에는 도둑이 없고 길에서는 흘린 것을 줍지 않는 참 문명 세계가 좀 더 앞당겨 실현되지 않을까?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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