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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판타지 속 판타지를 찾아서 8화. 한밤의 불청객, 흡혈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6 20:06


드라큘라, 수많은 전설 속 흡혈귀의 대명사 되다


1931년 영화 '드라큘라' 포스터, 우리가 흔히 아는 흡혈귀의 모습은 이 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느 날 젊은 변호사 조너선 하커는 저택을 알아봐 달라는 귀족의 의뢰를 받아 루마니아로 향합니다. 근처 마을에서 묵고 귀족의 성으로 향하기로 한 하커. 어째서인지 마을 사람들은 그를 걱정하며 가는 것을 말리죠. 심지어 여관 주인은 끝까지 떠나겠다는 그에게 십자가를 주며 조심하라고 합니다. 그는 백작의 성에 도착한 후에야 모든 것을 알게 됩니다. 백작이 수백 년간 죽지 않고 살아온 흡혈귀이며, 수많은 위험이 성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한편, 그가 떠난 후 소식이 끊긴 것을 걱정하던 약혼녀 미나는 마침내 조너선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죠.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고생하던 미나의 친구 루시가 숨을 거두고, 런던에 흡혈귀의 공포가 찾아옵니다. 조너선을 속였던 백작이 영국을 찾아와 사건을 일으키고 있었던 거죠. 조너선과 미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은 이 사실을 알고 백작을 찾아 나서는데요. 과연 그들은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19세기 말 영국의 소설가 브램 스토커가 쓴 소설 『드라큘라』는 영국을 넘어 세계 전역에 흡혈귀(Vampire) 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1931년에 나온 영화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드라큘라’라는 이름은 바로 흡혈귀의 대명사가 되었죠. 흡혈귀라는 존재는 사실 ‘드라큘라’에서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일찍이 신화시대부터 피를 빨아먹는 괴물이 등장해요. 서양의 뱀파이어에서 중국의 강시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흡혈귀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두렵게 만든 습격자였죠.

죽었다가 되살아나 사람의 피를 빠는 존재가 세계 각지에 퍼져나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피를 생명의 근원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피를 많이 흘리면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피’가 곧 생명의 원소이자 우리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기독교의 성경에선 ‘피는 모든 생물의 생명이며, 피를 먹는 사람은 추방한다’라고 말하며, 아스텍에서도 신에게 심장과 피를 바치는 신성한 의식이 존재했죠. 그러니 죽은 자가 생명을 얻고자 피를 갈망하며 피를 빼앗으려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도 당연할지 모릅니다. 여기에 아직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을 죽었다고 착각해서 매장하는 바람에 관 안에서 소생한 사람이나, 매장할 때 문제로 인해 썩지 않은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집니다. 생각해 보세요. 분명히 죽은 줄 알고 관에 넣어 묻었는데, 이상한 소문에 다시 파보니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채 발버둥친 모습으로 죽어 있다면? 그래서 때로는 이런 시체에 말뚝을 박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흡혈귀 같은 요괴는 그다지 대중에게 친숙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이나 유령, 정령 같은 어둠 속의 존재들이 더 익숙하고 두려운 존재였죠. 하지만 18세기 들어 ‘뱀파이어’를 시작으로 수많은 창작 작품이 등장하면서, 인간 모습의 흡혈귀는 더없이 무섭고 강력한 존재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드라큘라’ 같은 작품은 이 같은 인기를 극적으로 높여주게 됩니다. 흡혈귀는 보통 피부색이 창백한 것을 빼면 사람처럼 보이는데요. 벌레나 박쥐, 쥐 또는 안개로 변신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죠. 조금 다른 점은 그들이 모두 되살아난 시체이기 때문에, 심장이 뛰지 않아 몸이 차갑고 음침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흡혈귀가 그런 건 아닙니다. 가령 『드라큘라』보다 먼저 나온 소설 『카르밀라』에서는 심장이 뛰고 따뜻한 몸에 낮에도 돌아다니는 흡혈귀가 등장하거든요. 반면 중국의 강시는 몸이 굳어져서 팔이나 무릎을 굽히지 못하고, 발끝으로 껑충껑충 뛰어다니기만 해요. 십자가를 두려워하고 햇빛을 피하거나, 마늘을 싫어하는 흡혈귀 모습은 수많은 전설을 바탕으로 『드라큘라』 소설에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그만큼 『드라큘라』는 흡혈귀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었죠.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드라큘라의 모델이 된 블라드 체페슈는 이슬람의 공격으로부터 기독교인들을 지킨 영웅이라는 것입니다. 한때 오스만 제국의 인질로 잡혀갔던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왈라키아 영주에 오른 뒤 오스만 제국의 공격에 맞서 영지를 지키고자 애썼어요. 하지만 영지의 독립을 추구한 그를 못 미덥게 생각한 헝가리 왕은 그를 모함하여 잡아 가두었죠. 그리고 죄를 씌우기 위해 ‘피를 먹으며 잔치를 벌였다’라는 소문을 퍼트렸는데, 이것이 훗날 『드라큘라』 이야기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죽었다는 오해로 잘못 묻힌 사람의 사체가 흡혈귀가 된 것처럼, 기독교도를 지키고자 싸운 영주가 사악한 ‘드라큘라’로 변한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흡혈귀는 사람들의 오해가 낳은 슬픈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정말로 눈앞에 그들이 나타난다면 동정보다는 도망치는 게 우선이겠지만 말이죠.







글=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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