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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칼럼] 인종차별주의(Racism)

요즘 어디를 보나 인종차별주의(Racism)가 핫이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뿐만 아니라 동료, 친구들 간의 대화에서도 인종차별주의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것은 오래된 이슈이며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이슈이다. 이민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이슈이며, 이민자의 자녀들도 다루어야만 할 이슈이다. 부모들은 이 이슈에 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자녀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최근 시사 관련 유투브 동영상을 보다가 귀가 번쩍 뜨이는 경험을 했다. 어떤 사람이 “How are we going to get rid of racism? (어떻게 해야 인종차별주의를 없앨 수 있습니까?)”하고 묻자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이 “Stop talking about it. (그것 <인종차별주의> 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않으면 됩니다.)”하고 대답했다. 프리먼의 말을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동영상은 60 Minutes(60분) 인터뷰 녹화의 일부였다. 60 Minutes는 CBS 방송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인데 1968년에 시작되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시청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2005년 당시 그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마이크 월러스(Mike Wallace)가 인종차별문제를 다루는 시간에 모건 프리먼을 초대해서 인터뷰를 했던 것이다.

1937년 테니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프리먼은 탁월한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흑인배우다. 여러 영화에 출연하여 지혜로운 어른의 역할을 연기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 프리먼이 인종차별주의를 없애려면 인종차별주의를 언급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한 것인데,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인 이유는 그것이 내 생각과 같기 때문이다.



오래전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원에서 사역할 때 인종간의 화해를 도모하고자 하는 모임이 있었다. 제목도 Reconciliation (화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흑백 인종간의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에 호기심에서 관찰자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이 각자 인종차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인종차별주의를 없애기 위한 방안을 서로 나누던 중에 내 의견을 물었다.

그때 인종차별주의가 없어지길 원한다면 그것을 언급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Reconciliation같은 모임을 갖지 않으면 인종차별주의가 잊혀질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리고는 언젠가 어디선가 접했던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전해주었다.

악몽을 꿨다고 가정하자. 잠에서 깬 후 그 무섭고 기분 나쁜 꿈을 잊어버리자고 다짐한다. 한 시간 후에 또 다짐하고, 또 한 시간 후에 다시 다짐한다. 그렇게 해서 매 시간마다 그 악몽을 잊어버리기로 다짐을 한다면, 그것은 결코 잊쳐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억 속에 더욱 선명하게 각인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날에 해야 할 일과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일과와 내실강화에 몰두하다 보면 악몽은 언제 잊혀졌지는도 모르게 잊혀졌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종차별주의를 없애는 방법도 그와 같다고 본다.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자기개발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없어진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자신의 달란트를 활용하고 개발하다 보면 인종차별주의는 사라지게 된다. 그것이 인종차별을 경험하거나 느끼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대부분 외부의 변화만을 요구한다. 집단행동을 통해 정치와 사회구조의 개혁을 요구한다. 물론 그와 같은 요구로 인해 가시적인 결과가 생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만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순간적인 결과인 경우가 많다. 시위가 잠잠해지면 모든 것이 과거로 돌아가기가 쉽다.

반면에 데모를 주동하고 그에 가담한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은 오래 남게 되고, 그 부정적인 인상으로 인해 인종차별주의가 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국 외부의 변화를 위한 요구가 역기능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종차별을 경험하거나 느끼는 사람들은 외부의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내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즉, 인종차별을 당할 수도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녀들은 주어진 일과 자기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인종차별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동시에 인종차별을 경험하지도 않고 느끼지도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다른 사람들을 차별대우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첫째,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 관해 말할 때는 존대말을 사용하고 다른 인종에 속한 사람들에 관해서는 반말을 사용하는 것부터 삼가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 첫단계이다.

둘째,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느낌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종차별을 범하지 않게 된다.

셋째, 인종차별이 벌어지는 상황을 목격한다면 그것이 옳지 않은 일임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불편한 일일 수도 있고 자칫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가지고 나섬으로써 인종차별주의를 물리칠 수 있다.

넷째, 인종차별주의는 죄라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이 모든 사람들을 창조하셨고, 사랑하신다.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신다.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구체적으로 가르치셨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을 외모로 판단하고 차별대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가르침으로써 인종차별주의를 없앨 수 있다.

인종차별주의는 흑백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다. 과거와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죄인이기 때문이다. 우리 이민자들이 다른 사람을 나보나 낫게 여기는 자세로 살며, 그런 자세를 자녀들에게도 심어주는 삶을 통해 인종차별주의를 없애는 일에 크게 기여하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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