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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가는 쇼핑몰-시대에 맞게 변해야 산다

가상현실 체험장·고급 신체단련장 인기
신개념 의료서비스 업체도 쇼핑몰 등장

아마존닷컴·온라인 매장에 손님 뺏겨
소매업 더해 엔터테인먼트·주택 공존


죽어가는 쇼핑몰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빈 식당 자리에 가상현실 체험장이나 신체단련장 등 예전에는 쇼핑몰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매장이 들어오고 있다.

어바인 소재 스펙트럼 센터 안에 있던 레드 로빈 레스토랑 자리는 지난 6월만 해도 오래된 주방기구 진열대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를 식히고 있는 가운데 하이테크 헤드세트와 수십 개의 고화질 스크린이 채우고 있다.

전통 쇼핑몰의 메뉴였던 햄버거와 맥주 대신 영화 '터미네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 영상 '터미네이터 샐베이션 파이트 포 더 퓨처'가 돌아가고 있다. 이 가상현실 체험장은 지난 8월 말 개장한 이후 한동안 쇼핑몰을 찾지 않던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대학생인 캐런 로페스는 "샌디에이고에 있는 남동생을 불러 함께 체험했는데 너무나 사실적"이라며 좋아했다.

쇼핑몰 운영자는 최근 가상현실 체험장이나 기존 소매점과는 다른 개념의 업종을 입주시키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고급 건강 및 신체단련장 같은 매장도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아마존닷컴과 다른 온라인 매장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쇼핑몰 매장 공실률이 상승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또 일반 매장보다는 식당이나 체험활동에 지갑을 여는 경향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지출습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크레딧 스위스는 최근 미국 쇼핑몰 가운데 20~25%가 5년 안에 문을 닫을 것으로 예측할 정도로 쇼핑몰 내 업소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쇼핑몰은 전통적으로 안정된 고객 유치를 위해 두 개 이상의 앵커 테넌트에 의지하는 방식에 의존해왔으나 이제는 생존을 위해 소매업소와 엔터테인먼트 주택이 공존하는 복합공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부동산 컨설팅회사 A.T. 커니에서 근무하는 마이클 브라운 소매업 전문가가 말했다.

그는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소매업과는 멀어져야 한다"며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소비자의 참여를 창출해내는 쪽으로 포커스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가주는 개발업자 릭 카루소가 조성한 그로브 몰과 아메리카나 몰처럼 이런 새로운 유형의 쇼핑몰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웨스트필드 컬버시티에 있는 낡은 쇼핑몰이 10억 달러가 투입돼 완전히 먹고 마시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화제가 되고 있다. 3층에 있는 이탈리안 마켓과 식당이 섞여 있는 잇탈리(Eataly)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급 체력단련장 에퀴녹스도 이곳에 매장을 열었고 냉동요법실과 고객맞춤 IV 드립을 제공하는 넥스트헬스 웰네스 센터도 여기에 있다. 신생업체인 '포워드'는 신개념 의료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문을 열었고 곧 글렌데일 소재 아메리카나에도 지점을 낼 예정이다.

수퍼마켓구루닷컴 편집자이자 소매업 경향 분석 전문가인 필 렘퍼트는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쇼핑몰의 변신은 지금까지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 쪽의 변신 성공은 다른 쪽에는 위기로 다가왔다. 어바인 스펙트럼 센터가 2016년 앵커 테너트인 메이시스 백화점을 잃으며 휘청거렸고 이에 이 쇼핑몰의 소유주인 어바인 컴퍼니는 2억 달러를 들여 메이시스 자리를 허물고 30개의 트렌드세팅 소매점과 식당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새 단장했다.

이 가운데 몇 업소는 지난 8월 문을 열었고 나머지는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개점할 예정이다. 어바인 스펙트럼 센터는 옛날 같으면 메이시스와 같은 앵커 테넌트를 놓치면 다른 대형 업체를 모셔오는 방식을 택하는 대신 전혀 다른 방식을 채택해 쇼핑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문을 연 업소 가운데 가상현실 체험장인 '터미네이터'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단연 인기 최고다. 아웃렛츠 앳 오렌지 쇼핑센터에는 가상현실 체험장으로 '에일리언'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 글렌데일 갤러리아에는 가상현실 체험장 '스타워즈: 제국의 비밀'이 들어와 쇼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특이하고 매력적인 세입자찾기와 함께 쇼핑몰이 구성되고 운영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 오는 것은 훨씬 더 어렵고 값 비싼 일이라고 램버트 분석가는 말한다.

그는 "낡은 쇼핑 센터를 개선하는 비용은 엄청나다. 어떤 경우에는 그냥 허물어버리는 것이 훨씬 싸게 먹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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