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9500달러 올라…거래에 영향 줄까 우려
가주 내년부터 '태양열 주택' 의무화
월 평균 모기지 40달러↑전기료 80달러↓
주택 가치는 LA 3.5%↑ 리버사이드 2.7%↓
가주는 태양광 주택 의무화 외에도 단열과 창문 효율 개선 등 건축 규정을 강화했다. 이를 종합하면 내년부터 신축되는 단독주택은 기존의 건축법을 따른 주택과 비교할 때 에너지 사용량이 53% 줄어들 것으로 가주에너지위원회(CEC)는 예상했다. 이는 3년마다 자동차 11만5000대의 배기가스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효과다.
시작은 환경 문제였지만 새 건축법은 여러 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집 가격은 설치 비용이 추가되면서 약 9500달러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신 30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료 등 1만9000달러가 절약되는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크다. CEC는 평균적으로 모기지 페이먼트는 월 40달러 오르고 전기료는 월 80달러 준다고 내다봤다. CDC는 새로운 규정이 요구하는 기준은 비용 효율이 높아지도록 했다며 주거비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주는 전체 주택의 6.6%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2006년 아놀드슈워제네거 당시 주지사의 선언대로 100만 채 태양광 패널 설치 목표를 이루었다. 내년부터 의무화가 시행되면 태양광 패널 주택은 많이 증가한다. 매년 가주에서 신축되는 주택은 약 11만 유닛으로 이 중에서 절반 정도가 단독주택이다. 약 5만5000채다. 현재는 이 가운데 1만5000채 정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다. 내년부터 이 숫자가 5만5000채로 늘어나게 되니 지금보다 태양광 주택이 3~4배 정도 빠르게 증가하는 셈이다.
문제는 적정가격이다. 장기적으로 주거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지만 가뜩이나 적정가격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당장 집값이 오르면 주택 구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재 가주 중간 주택 가격인 61만3470달러의 집을 살 수 있는 가구는 전체의 31%에 불과하다. CEC는 태양광 패널 설치로 인한 집값 상승치를 9500달러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이 이상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지만 CAR가 우려하는 것은 당장 집을 살 때 1만 달러 차이로 모기지 융자 허가가 나오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이를 의식해 대안을 제시한다. 새 규정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는 패널 회사와 계약을 맺고 리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주택 소유주는 패널 설치비로 인한 집값 상승 부담을 피하고 에너지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신 태양광 패널은 주택 가치를 높인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회사 질로가 지난해 3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을 조사한 결과 태양광 패널이 있는 주택은 없는 주택보다 4.1% 더 비싸게 팔렸다. 물론 주택 가치 상승은 전기료 차이 때문에 지역마다 다르고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을 때 지붕의 미관에 따라 차이가 났다.
주별로 보면 뉴욕주가 5.4% 가치 상승으로 가장 높았고 가주는 3%에 그쳤다. 가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4.4%로 가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LA는 3.5% 상승했다. 반면 리버사이드는 태양광 패널이 오히려 주택 가치를 2.7%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는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40% 아래로 줄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주택 의무화와 함께 전기 자동차 보조금, 가정용 천연가스 사용 제한 및 금지 등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샌호세와 버클리, 멘로파크는 신축 주택에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 가주 유틸리티 회사는 내년까지 전체 전기 생산량에서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재생 에너지 비중을 33%까지 늘려야 한다. 천연가스 사용 금지나 제한은 앞으로 에너지 비용 지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 주택 의무화로 건축회사들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대형 건설사는 유리하고 중소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형 건설사는 규모 면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유리하고 또 시공 규모나 횟수에서 노하우를 쌓을 기회가 더 많다. 미국 최대 건설사의 하나인 레나는 2013년 이후 가주에서 태양광 주택 건설 노하우를 축적했다. 레나 벤처스의 데이비드 카이저먼 사장은 “(태양광 주택 의무 규정에) 몇 년 동안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 회사엔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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