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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이민 44년차 양필순씨

시카고 한인사회 봉사의 꽃

양필순(사진•82)씨가 남편, 딸과 함께 시카고에 정착한 것은 1980년이다. 한국에서 노스 캐롤라이나로 이민 온 지 5년만의 일이다. 경남여고를 졸업하고 부산사범대 가정과를 마친 그는 부산 동광 초등학교 교사로 10년 이상 재직했었다.

이민 후 그는 외동딸(캐서린 양 클레이톤, 한국명 양정희)을 키우는데 전력을 다했다. 피아노 레슨, 테니스 등 가능한 한 모든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캐서린은 시카고 레인 테크 고교를 나와 시카고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Ph. D)까지 취득했다. 3년 전부터 UIC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 재학 시절 딸과 만난 사위는 공학도 출신인데 현재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양 씨는 시카고 대학 교정에서의 딸 결혼식 모습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캐서린은 브루스 라우너 주지사 시절, AAJC(시카고 아시안정의진흥협회) 정책디렉터를 맡아 아시안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과 연대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젊은 시절 “유관순 열사처럼 뭔가 뜻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양필순씨는 딸을 공부 시키면서 한인회 이사로, 한미부인회 수장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봉사 활동을 펼쳤다. 지금은 하나센터 고문을 맡고 있다. 박중구, 변호현, 이국진 회장 등 한인회장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참여했다. 그는 한인회의 시카고 다운타운 꽃 차량 퍼레이드에 합류했던 시절,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 동안 폐암을 극복하고 대퇴부 수술을 했지만 경과가 좋아 요즘은 외출도 가능하다고. 그래서 무엇보다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시카고 켓지 길 무궁화 연장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그에겐 12세 손자(한국명 태두)와 9세 손녀(소피아)가 있다. 딸 캐서린이 박사 학위에 몰두할 때 손수 돌보며 키운 정이 새록새록한 손주들이다.

한인 커뮤니티서 봉사 활동을 하던 양 씨는 2006년 은퇴 후 애리조나 주로 이주했었다. 그런데 손주들이 태어나면서 딸을 돕기 위해 다시 시카고로 돌아왔다.

“반세기를 같이 살던 남편은 작년 85세를 일기로 저 세상 사람이 되었어요. 이젠 태두와 소피아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며 지난 날을 돌이켜 보곤 합니다.”

예전의 지인들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담소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한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는 삶을 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달아 가고 있지요”라고 말했다. 모두의 삶은 저마다의 울림을 갖고 있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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