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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환 칼럼] 우리 부부의 여름피서법

얼마 남지않은 여름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멀리 태평양상의 하와이 마냥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가 내렸다가 금방 또 뜨거운 여름 열기가 솟아오른다. 금년은 많은 비로 래이니어 호수의 담수량이 만수로 가득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우선 느긋하다고나 할까. 무덥고 또 습한 기온에 모기는 제 세상을 만난듯 기승을 부린다.

별로 숲이 없던 중남부에 있다가 처음에는 숲을 보고 정말 대단한 숲의 도시구나하고 좋아라 했던 몇년전의 내 모습이 지금은 완전히 우거지상이 되었다. 이유는 이 놈의 모기가 왜 그렇게 달라 붙는지 여름만 되면 모기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뒷마당에 나가도 후다닥 쓰레기를 버리고 모기가 냄새맡고 오기 전에 달음박질로 뛰어들어오는 내모 습이 처량할 정도이다.

집사람은 뒷문을 잡고 빨리 들어와 하고 소리친다. 이런 하찮은 모기 때문에 여름만 되면 전쟁이다 싶다. 물렸다 하면 며칠은 퉁퉁 부어오른 곳을 치료하며 나가지 말랬는데 나가서 모기 부쳐 들어온다고 투덜대는 소리는 이제 만성이 되었다. 그럼 우리 부부 둘에게 어떻게 하면 이 무더운 여름을 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하고 생각해본다. 특히, 조용하게 독서하는걸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니 나도 같이 책을 보는게 유익할 듯 하여 독서로 얼마남지 않은 여름을 보내기로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세인 대나무 돗자리 위에 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차림과 자세로 벌러덩 누워 책을 보는게 가장 시원한 피서인 듯하다. 지난주에는 작년에 아마존에서 제일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인 마크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 이란 책이 요즘 내가 꼭 읽어야될 책중의 책이었다. 작년에 연속 베스트셀러 53주를 기록하며 전세계 28개국에서 번역됐다고 한다.

요점은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면 인생이 피로해진다. 고로 진정으로 자기에게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에만 신경을 쓰라는 것과, 더 중요한 것은 짧디 짧은 우리의 삶에서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기에는 인생은 너무 빨리 간다는 것이다. 정말이다. 특히나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더욱 더 쓸데없는 것들을 과감하게 모두 버리는게 건강과 앞으로의 남은 삶에 득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게 된다. 쓸데없는 하찮은 생각과 신경을 쓰게하며 머릿속에서 맴도는 것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것이다. 그런 수많은 잡념을 모두 머릿속에 두고 살면 우리의 뇌용량은 잡동사니로 가득차 자기개발과 남은 삶을 방해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책을 읽고 눈이 번쩍 띄어 정말 내 마음속에 생각하는 쓸데없는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는 이번 여름에 너무 감사하다고나 할까. 조용히 책을 보다가 “우리 맛있는것 하나 먹고 올까”하고 권한다. 조금만 나가면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내가 왜 이런 행복을 이제야 느낄까하고 올 여름을 너무 감사하며 보내는 것이 새로 태어난 듯하다. 내가 조용히 책을 보며 집사람도 같이 너무 좋아하는 듯하다. 요즘의 가을은 모기가 사라져야 가을이 왔다고 한다. 가을이 오면 내 마음속에는 할 일들이 차곡차곡 쌓아있다. 할 일이 너무 많다. 어떤 이들은 은퇴해서 너무 무료하다고 하는데, 그것도 모두 자기 자신이 만드는 마음속의 잡념의 일부분일 것이다.

스스로 내면의 고통을 쌓아가는 어리석고 멍청한 짓은 두번 다시 하면 안되겠다. 더 가치있고 보람된 일에 신경쓰기에도 시간이 너무 없다. 자고 나면 일주일이 후딱가는 듯하다. 가치있는 삶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일에 적극적인 생활의 계획을 더욱 알차고 보람있게 세워야겠다. 무료함과 나태는 모든 것을 함께 지루하게 만든다. 한가지를 끝내면 이번엔 이 일, 다음엔 저 일 하면서 마음 속에 세워놓은 계획들이 즐비하다. 한가지씩 해결해 나가는 그런 즐거움을 느껴보지 않고는 모른다.

올해 무더운 여름이 끝나면 내가 세운 계획표대로 차근 차근 해나가겠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빨리 모기가 사라지기를 고대한다. 달력의 날짜를 세어보며 무더위와 모기에서 해방되는 계절을 기다린다. 집 주변에는 벌써 낙엽 떨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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