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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금식 칼럼]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의 사회적 거리

어느 사회든지 그 사회의 독특한 정신과 행위 양식이 있게 마련이다. 이를 일반적으로 그 사회의 문화(Culture)라고 한다. 미국은 미국 문화가 있고 한국은 한국 문화가 있다. 그러므로 미국 사람들의 행위나 사고 방식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다른 점이 많다. 또 같은 문화권 내에서도 모든 사람들의 행위 양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지역적인 차이가있고, 인종적인 차이도 있다. 또 사회 계층적인 차이도있다. 주어진 사회에서 처해있는 계층과 위치에 따라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행위 양식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프랑스 사회학자였던 삐에르 보드(Pierre Bourdieu)는 ‘문화자산(Culture Capital)의 차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교성(Sociality)을 가지면서 나누고 상통할 수 있는 타인들과 더욱 깊은 관계를 가진다. 이를 바탕으로 집단(Group)을 만든다. 그룹안에 들어가 활동 멤버가 되면 그에 따라 문화적인 특헤(Cultural Privileges)를 누리게 된다. 문화자산의 한 예를 들면 학교에서 선생님과 대화가 잘 된다든가, 좋은 친구들을 사귄다든가, 직장에 들어가서 동료들과 잘 어울려 승진 기회를 얻는다든가 하는 행위 양식들이 있다. 직장에 들어가거나 사회 생활을 할 때도 영향력이 있는 그룹에 참여할수 있는 문화적인 배경과 행동 양식이 필요하게 된다. 즉, 문화자산이란 풍부한 어휘력, 세련된 감정 표시, 교육적인 배경, 대화 스타일, 몸단장, 지식 수준과 같은 비경제적이지만 사회 계층 상승에 필요한 행위 요소들이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다른 사람들 특히, 미국의 주류 그리고 중상층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의 깊은 접촉을 가능하게하는 문화자산의 기본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서 문화 자산 요소들을 생활에 습관(Habitus)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문화 자산을 나누며 그에 기반해 그룹이나 한 사회의 성원으로 지내는데는 사람들이 처해있는 사회경제적 계층 귀속이 중요하다. 직업 전문성, 주거지역이나, 학력 등이 절대적인 작용을 한다. 대부분의 사회학 연구 결과들은 이 이론을 실증하고있다. 예를 들어 미국 사회를 구성하고있는 각 인종들 사이에도 사회 계층적이나 주거 지역 특성, 교육, 직업적 배경이 같거나 유사할 때 인종관계를 초월하여 사회적인 거리감이 좁아지며 문화의 공유성이 높아진다. 이민자들이 대학을 나와서 상당한 직장 경력을 쌓았으나 고위 경영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열리지않는 요인들 중에 경시할 수 없는 요인의 하나가 바로 미국 문화자산의 결핍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인구이동 연구기관인 이주정책연구원(Migration Policy Institute)에서 2015년 기준 연방정부 인구 조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내의 한국인 이민자들’(Korean Immigrants in the United States)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약 30%의 한인들이 주로 캘리포니아, 뉴욕, 그리고 뉴저지의 도시 교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보면 평균 연령이 다른 이민자들에 비해 2살이 높은 46세이고 미국인들에 비하면 10살이 높다. 반면 직업분포를 보면 51%가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 비율은 다른 이민자들이나 미국 인구의 직업분포와 빅할 때 높은 수준이다. 또 25세 이상의 한인들 중 53%는 대학이나 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또한 다른 이민자들이나 미국인들에 비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아울러 한인들의 경제적인 지위를 보면 그들의 평균 연간 수입은 6만 2천달러가 넘는다. 다른 이민자들의 평균 수입 5만 1천달러, 그리고 백인의 평균 수입 5만 6천달러에 비하면 월등한 높은 수준이다. 한인들의 이같은 사회 및 경제적 계층 위치는 그에 상당하는 백인들과의 문화 상통 기회를 높일뿐 아니라 문화 자산의 교류를 위한 사회적 충분조건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실상 미국의 문화자산 취득 측면에서는 문화적 접촉이 부족한 것 같다. 문화 자산 교류의 가장 유용한 수단은 타문화 접촉이다. 사회학자 빈센트 파릴로(Vincent Parillo)와 크리토퍼 도나휴(Christopher Donoghue)가 2013 미국 인종들간의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52개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른 문화권에 사는 인종들에 대해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을 측정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백인 학생들이 한인들에게 느끼는 거리감이 조사 대상의 30개 인종 그룹 중 26번째로 멀리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조사와 비교해 보면 그 순위가 24번째에서 오히려 두단계가 더 떨어졌다. 반면, 다른 동양계 사람들은 거리감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조사연구가 백인들 전반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 대상자들이 대학생들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대학생이기 때문에 백인들의 중상층 이상 계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일반 사회에 적용시켜 보면 중상층 이상에 속하는 미국 사람들로부터 미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상통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문화적인 교류는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접촉하는 빈도에 좌우된다. 한인들이 미국의 중산층 사회와 문화 자산의 효율적인 교류를 통해 미국 문화와 서로 밀접한 교류를 가지고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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