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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형 칼럼] 중국은 왜 지경학적 압박을 동원하나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16 15:56

지경학이란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지정학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이론이다. 지정학이란 지리와 관련된 국제정치를 말한다. 오늘날 중국은 지경학적 수단을 동원해 지정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왜 그렇게 하는지 몇가지 실례를 살펴보자.

대만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쟁점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대만을 독립국처럼 다룬다. 중국은 미국 항공사가 중국시장에서 사업을 하려면 대만을 별개국처럼 표기하지 말라고 한다. 아메리칸 항공사와 델타 항공사는 기존 ‘타이베이, 타이완’에서 나라 이름을 빼고 ‘타이베이’로 고쳤다. 다른 항공사도 곧 그렇게 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외국 회사는 대만, 마카오, 홍콩을 중국으로 인정해야 된다. 중국은 이렇게 경제적 압력으로 정치적 문제를 다뤄나간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정학적 쟁점이다. 2010년 일본 경비대가 중국 어선을 만나 퇴각을 명령했지만 물러가지 않았다. 경비대는 선원을 체포했다. 중국은 그 섬이 자국 영토라 주장하고 선원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은 선원과 배는 되돌려 보냈지만 선장은 석방하지 않았다. 중국은 희토류 중금속 수출을 금지했다. 당시 세계 희토류 중금속 97%가 중국에서 생산돼 다른 나라에서 구하기 어려운 상품이었다. 결국 일본은 선장을 석방했다.

2010년 노르웨이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하자 중국은 곧 경제적 압력을 가했다. 중국에서 소비하는 연어의 90%가 노르웨이 산이었다. 중국이 연어 수입을 중지해 노르웨이는 약 10억 달러어치 피해를 입었다. 노르웨이 외교장관과 총리가 각각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성명을 내고 공식사과했다.

2012년 중국과 필리핀 간에 영토분쟁이 벌어졌다. 남중국해에 있는 스카보로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이다. 필리핀 해군은 중국 어선 8척이 부근에서 고기잡이 하는 걸 보고 체포하려고 했지만 중국 해양감시선이 이를 막아 양국간의 분쟁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필리핀에서 오는 바나나 통관을 까다롭게 해 썩어 못 먹게 될 때 까지 통관시키지 않았다. 필리핀으로 가는 관광객도 막았다.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제기한 중재재판에서 국제재판소가 필리핀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지만 중국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핵 위협으로 미군이 사드(THAAD)를 배치하자 중국은 남한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 면세점, 호텔 관광업 등에 트집을 잡아 한국을 압박했다. 롯데는 결국 중국에서 철수했다. 2017년 한국은 세가지 “No”를 보장함으로써 중국과 화해했다. 첫째, 사드를 추가로 더 배치하지 않겠다. 둘째, 미국 미사일 방어망에 가담하지 않겠다. 셋째, 한미일 동맹을 시작하지 않겠다. 이런 세가지 약속을 해주었다.

2016년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해 대중강연을했다. 중국은 몽골 정부가 그의 방문을 허용한데 대해 경제적 보복으로 압박했다. 기차운행을 중단하고, 항공노선을 폐쇄하고, 국경통과세를 징수하고, 소모품 수입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독립세력의 지도자로 보기 때문이다. 결국 몽골 정부가 공식사과하고 다시는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경제적 수단을 동원하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무력도 쓰고 경제력도 쓴다. 한국전쟁이나 중월전쟁에서처럼 필요에 따라 무력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금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압박으로 정치적 목적을 성취하는 게 더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소위 ‘힘의 정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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