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 회장단, 기자들 불러모은 까닭은
장로·순복음·감리·침례교 임원들
‘이단 자료’ 배포 언론사 책임 언급
짧은 상견례 형식의 자리 성격상 이날 이단성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진전된 것도,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공식 요청이 제기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기독교의 본질을 저해하고 현혹할 소지가 다분한 자료들을 한인 언론사들이 걸러줄 것을 기대하는 교협 회장단의 분위기가 또렷하게 읽혔다.
다른 종교를 궁극적으로 전도의 대상으로 여기는 ‘포용’의 관점을 견지하는 것은 유익하지만, 한데 어우러져 ‘너도 좋고 나도 좋다’는 식으로, 분별력을 잃어선 안 된다는 시각이 기초를 이뤘다.
한 임원은 “종말론을 운운하는 종파가 신문 광고를 내는 것을 봤다”며 “현실적으로 돈을 내는 광고주의 의도를 신문사가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다른 임원은 “사주의 입장에서 특별히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내용이 아니면 게재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미국 커뮤니티 자체의 영향으로 (주류의) 이단성 종파가 한인사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며 연결고리와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제선 차기 회장은 “대개 교회들이 문제가 있으면 교단도 제대로 된 감시역할을 이미 잃었거나 교단 자체의 정체성 문제가 있기도 하고, 교단 자체가 없을 때도 있다”며 “교민사회를 어지럽히며 침투하는 곳에 대해서는 언론인들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단성 논의와는 별개로 동성애를 바라보는 교단의 엇갈린 입장에 관한 의견도 잠시 주고받았다. 한 임원은 “침례교는 목사가 동성애 결혼의 주례를 하지 못하도록 한 ‘침례교인의 신앙과 메시지(2000년 제정)’를 따르고 있다”며 “동성애자의 주례 요구를 거부해 피소당하는 상황으로부터 목회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선 회장은 “이단에 대응하는 일은 긴 안목이 필요하지만 교협의 재정과 임기(1년)를 고려하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그럼에도, 현실을 더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며 길게 볼 수 있는 대책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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