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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통역없는 재판 끝에 한인 65년 징역형 받아

테네시 송영복씨 미성년 강간혐의로
“불공정 재판”…수감 5년만에 항소심

한국 국적의 테네시주 거주 송영복씨(46)가 한국어 통역없이 진행된 재판에서 징역 65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5년째 주립 교도소에 복역중이어서 인권침해의 논란을 빚고 있다.

테네시주 사법당국은 재판과 수감 과정에서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한국 정부에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5년간 한국어 통역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테네시주 데이빗슨 카운티 법원 기록에 따르면 영주권자인 송씨는 지난 2004년 당시 동거녀의 미성년자 딸을 강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부로부터 징역 65년형을 선고받았다.

송씨는 곧바로 테네시주 마운틴뷰 주립교도소에 수감됐다. 송씨는 이후 수차례의 항소 끝에 지난 8일에서야 테네시주 항소법원으로부터 재심청구 및 국선변호인 선임 허가를 받았다. 사건 발생 5년만에 겨우 재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송씨는 항소 이유로 △영어가 서투른 상태에서 한국어 통역관 없이 재판을 진행해 정상적인 변호가 불가능했으며 △강간 사건 당시 확고한 알리바이가 있었으나 검찰이 채택하지 않았으며 △강간 피해자의 증언 이외에는 아무런 물적증거가 없고 △한국 국적자임에도 불구, 재판부가 영사관 및 한국정부에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송씨는 재판부에 제출한 편지에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고 31세 때 미국으로 이민와, 영어가 매우 서투른 상태였다”며 “저지르지 않은 죄로 형사범으로 몰렸으나 통역관이 없어 논리적인 변론을 펼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찰, 검사, 변호사 등 누구도 영어를 못하는 본인의 인권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통역관의 도움을 받아 증인들의 말을 알아듣고 제 자신을 제대로 변호했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테네시주 법원과 검찰은 송씨의 수감 4년만인 지난 2008년에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관련 사실을 늑장 통보했다. 비엔나 협약에 따르면 외국 국적자가 범죄 혐의로 체포됐을 경우 반드시 해당국에 통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은 지난 8월 재판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한국 국적자가 미국 사법기관에 체포됐을 경우 반드시 이 사실을 영사관에 통보해야 한다”며 “비록 통보가 늦었지만, 총영사관은 이제라도 한국 국적자가 필요한 지원을 받을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4일 항소심에서 김근하 테네시주립대 명예교수가 송씨의 한국어 법정통역관으로 선임됐다. 김교수는 “송씨가 한국어 법정 통역 서비스를 받은 것은 재판 및 수감 5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씨의 인권침해 주장에 대해 당시 재판부 및 검찰은 “송씨는 재판 과정을 이해할만한 영어실력이 충분히 있었으며, 피해자의 진술이 확고하고 생생하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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