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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응급실이 조용한 이유

“코로나 공포가 치료 막는다”
비 코로나 환자의 ‘슬픈 현실’
응급실 감염 우려해 버티다가
극단상황 내몰리는 사례 속출

애틀랜타의 대형 병원 중 한 곳인 피드몬트 병원 응급실(ER)에는 요즘 환자보다 의사들이 더 많이 보일 때가 있다. 응급실치고는 너무 조용하다.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 질환 등 그 많은 환자가 왜 안 보일까.

애틀랜타 저널(AJC)은 4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달라진 병원들의 응급실 모습을 소개했다. 최근의 여러 조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 상당수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병원 진료조차 피하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장에 고통이 느껴지거나 숨이 가빠지면 응급실로 직행했으나 요즘은 그냥 무시하고 버틴다는 것이다. 조지아 전역의 병원에서 이 같은 사실이 자주 목격된다.

폐에 구멍이 생긴 환자가 응급실에 늦게 오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지는가 하면 심근경색 초기 환자가 며칠을 버티다가 결국 회복 불능의 심장근육 손상을 입었다.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도 자가 치료를 고집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롬에 있는 플로이드 메디컬 센터의 커트 스투엔켈 원장은 이 같은 상황을 가리켜 “슬픈 현실”이라고 말한다. 심장에 고통을 느끼거나 팔다리가 마비되면 신속히 병원에 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피드몬트, 에모리 등 대형 병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환자가코로나19가 아닌 ‘두려움’ 때문에 죽어가는지 알 수 없다.

아메리칸 칼리지 오브이머전시피지션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4명이 응급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민의 3분의 1이 유방암 검사나 신생아 예방접종 등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지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핫스팟 지역이 아닌 상당수 병원에서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자택 대피령을 준수하면서 교통사고나 외상 환자가 줄어든 원인도 있다. 그러나 그런 원인이 환자 수 감소를 모두 설명하진 못한다.

웰스타병원 응급실 환자는 평상시보다 40~50% 줄었고 다른 병원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피드몬트의 애틀랜타 응급실은 보통 24시간 180명의 환자를 받았으나 최근 수 주간 80여명 정도로 급감했다. 시골 지역에서는 앰뷸런스가 도착해보면 환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에모리병원 응급 진료과의 데이빗 라이트 과장은 “우리는 응급 진료과이지코비드(COVID)과가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병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소독을 철저히 하고, 의료진도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인다.

스투엔켈 원장은 이대로 가면 2~3개월간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고 있는 비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한다. 피드몬트 애틀랜타 응급실의 숀 수 의사는 “혹시 폭풍전야의 고요함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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