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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 삶을 바꿔 놓았어요”

[시카고 사람들] 아메리칸 드림 품고 이민 김창헌씨

얼마 전 볼링브룩에서 열린 St. Paddy’s 해프 마라톤 대회에서 1시간34분9초로 50대 연령별 1등을 차지한 김창헌씨(사진•59).

2002년 미시간 주로 유학 와 1년간 젊은 학생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시카고에 정착했다. 한국 신한증권에서 억대 연봉에 우수사원상까지 받던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이민 생활을 하면서 현실과 이상과의 거리감을 절실하게 느꼈다. 노스브룩과 워키간 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다 남부 87가에 뷰티 서플라이 스토어를 열고 7년째 일하고 있다.

성실과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아침 8시에 가게를 오픈,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처음 비즈니스를 할 때는 좀도둑이 많아서 골치가 아팠죠. 가게를 닫고 집으로 가면서 술집에 들러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는데 그 때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한 마라톤이 그의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라톤이 주는 선물을 열거하기 시작한 그는 “저녁형 인간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며 자연스레 술을 멀리하기 시작했고 보너스로 근력 운동을 통해 몸짱이 됐어요”라며 웃는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는 그는 60여 달러의 등록비를 내지만 젊은 참가자들로부터 에너지를 듬뿍 받아가며 뛰면서, 자신의 기록 변화 그리고 몸 상태의 추이를 관찰하게 되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성장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의 하루는 좀 색다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시간동안 명상과 스트레칭을 하고 5시부터 달리기를 한다. 빨리 뛰는 것보다는 천천히 달리면서 주위 분들을 떠올리며 ‘화살 기도’를 한다. 특히 새벽에 헤드 라이트를 켜고 컴컴한 숲 속을 멤버들과 함께 달리는 행복감은 어디에도 비할 데가 없다고.

안방에는 첼로의 거장 Pablo Casals이 90세 때 한 명언 “Because I think I’m making progress”가 붙어 있다.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변화를 느끼고 예수님과 니고데모 대화에서처럼 성령으로 거듭나고 ‘일신우일신’ 하길 원한다는 의미다. 기록을 단축시키는, 반짝 빛나는 사람보다는 오랫동안 달리기를 사랑하는 멤버들과 함께 땀 흘리며 뛰고 나서 애프터에서 커피와 빵을 나누며 소박한 정담을 나누는 그런 런너가 되고 싶다고 한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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