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사람들] 열린풍물단 낸시 리 단장
“시청 광장서 풍물 Flash Mob 꼭 하고 싶어요”
이민 후 첫 직장은 로렌스 길 비행기 조종사 유니폼 제작 회사. 300여 명 직원 중 한인은 불과 20명이었다. 유니폼을 만들고 바느질 공정까지 마무리하는 일을 18년간 했다. 다운타운 근처 대형 한인 세탁공장에서도 옷 수선을 맡아 8년간 근무했다.
로렌스길 바느질 공장을 다니면서 리 씨는 구세군교회로 라인 댄스를 배우러 다녔다. 거기서 만난 여선생님(임 테레사) 덕분에 볼룸, 태권 댄스 등 다양한 춤을 배우게 됐다.
이후 열린풍물단을 창단해 H마트 문화공간, 불타사, 스코키 세인트폴 루터런 아카데미 등을 찾아다니며 연습을 했다. 전통반과 난타반을 만들어 북, 징, 꽹과리, 장구는 물론 탈춤에 품바까지 다양한 춤을 곁들이며 초청 공연장을 누볐다.
지난 10여년 간, 한국전 참전용사 모임이 열리는 미시간주까지 가서 열렬한 박수 속에 공연을 하고 재향군인회의 다운타운 퍼레이드에도 매년 참가, 웨커 길을 행진했다. 2008년 이동건 국제로타리클럽 회장 취임 축하공연을 에반스톤 소재 로타리 세계본부에서 한 것은 잊지 못할 기억 중 하나다. 연말을 맞으면 한인 연장자 아파트를 방문, 위로 공연도 자주 펼친다. 브린마 축제는 물론 스코키 축제, 충청도민회 야유회,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 등에도 초대 받아 공연을 하곤 했다.
“요즘은 허리가 안 좋아 맘껏 공연을 못 펼치죠. 개인적으로는 소리(창)를 배워 회심곡 등을 완창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장구를 치고 장타령도 부르고 탈춤이나 품바 춤도 흥에 겨워서 하루종일 칠 정도의 열정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힘이 들어 못하겠네요.”
열린풍물단 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연습장을 찾고 있다. 리 씨는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공연에는 겨울 동안 연습을 마친 젊은 후배들이 앞장 서서 흥겨운 무대를 펼쳐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 사항을 전한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한가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한복판에서 스트리트 공연을 하고 싶어요. 더 바란다면 시카고 시청 광장에서 풍물 ‘플래시 몹(Flash Mob)’도 해보면 어떨까 구상 중이예요. 이를 위해 전통 공연을 하는 많은 분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설장구를 치는 리 씨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James Lee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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