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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흘러 바다를 만나듯

윤미미 문학칼럼

주룩비가 내린다 종일토록
가끔은 멀리서 천둥 치는 소리도 들리고
창 너머 검은 하늘엔 내 마음의 고요로 가득하다

뒤뜰에 내리는 비는
몇 그루 시들하던 고춧잎과 깻잎을 일깨우고
앞뜰에 내리는 비는
배롱나무 꽃을 흔들어


파란 잔디 위에 보라색 물감을 칠하는데
내 마음의 고요는 빗물 따라 흘러간다

길고 긴 여정
그 쓸쓸하고 가파른 여정을
가슴 설레는 만남의 기쁨 속에서
통곡으로도 씻을 수 없는 이별의 아픔 속에서
무엇을 얻기 위해 그리 애를 쓰며 살았는가

지친 몸 허기진 영혼 벼랑 끝에 섰을 때
아~ 알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사랑 그것
이슬 맞은 보석처럼 영롱한 것
생명을 포기하면서 쟁취한 그 사랑을 말이다

성숙한 영혼으로 그 길을 가기엔
아직도 돌 지난 아가처럼 비틀 걸음이지만
강물이 흘러 바다를 만나듯
내 가는 길 끝에서 난 그대를 만나리

미소로 반겨주실
상처마다 어루만져 새 살 돋게 하시고
못다 한 사랑 가슴 가득 채워주실

주룩비 내리는 이 하루도
내 마음은 한없이 그대에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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