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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대학원에서 하나님과 동행하기

필자는 존 브라운 대학(John Brown University) 전기공학(Electrical Engineering) 전공을 하였고 현재는 아이오와 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에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및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생이다. 약 2년 전 학부과정을 마치고 모교에서 졸업작품을 통해 NASA에서 주최하는 로봇채굴대회(Robotic Mining Competition) 경험에 대한 칼럼을 썼었는데 그 과정에서 필자의 모교에서의 기독교 교육이 필자에게 앞으로 공학의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형상을 추구하고 그것에 걸맞은 가치관을 가진 공학자에 한 걸음 다가가게 이끌어 주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칼럼은 그 글의 연장선으로 필자의 현재 대학원 생활 경험에 비추어 개인적인 성찰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

조민수

조민수

필자는 박사과정이라는 긴 마라톤의 결승점에 도달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경험과 주위의 지인으로부터의 관찰을 토대로 대학원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어떤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약 5년 이상의 공부와 연구를 하는 것인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필자가 대학원에 처음 왔을 때 적지 않게 당황했던 부분은 지금까지 공부하던 방식과 확연히 다른 점 때문이었다. 지식습득에 초점을 두어 볼 때, 초중고 시절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하고 쌓아 올린 지식을 각각의 교육과정에 맞는 난이도로 배우는 시기이고, 대학을 가면 그전보다 훨씬 더 심화한 내용을 배우지만 이미 정리가 된 지식을 배운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대학원은 대학교와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더는 정리된 지식의 습득이 아닌 연구를 통해 지식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지식의 영역을 넓혀간다는 말을 다르게 설명하면 대학원생이 연구하는 내용은 교과서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원생으로서 성공적으로 대학원 과정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난 지능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물론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미 대학원 과정에 뛰어든 사람들은 보통 대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졸업한 사람이 대부분일뿐더러 대학원에서 배우는 공부 내용은 각각의 개인이 가진 지능의 편차에 비해 대부분 비슷하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높은 지능을 가진 학생의 경우 대학에서 치루는 시험도 벼락치기 공부를 통해 좋은 성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대학원에서도 같은 공부 전략이 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공위성이 없던 시절에는 인류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지도의 영역을 넓혀갔던 것처럼 대학원에서 연구를 통해 확장해 나가는 새로운 지식은 보편적으로 자기 자신과 싸움인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달성하기에 필자는 한 개인의 지적능력보다 그 사람의 인성과 명확한 목표 의식이 성공에 더 큰 요소라고 본다.

기독교 교육이 강조하는 많은 것 중에 필자는 겸손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겸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성경에서 강조하는 겸손은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인에게 겸손은 하나님께 복종하는 자세에서 시작하며 개개인은 피조물로서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스스로 국한하지 아니하며 하나님께서 각각의 개인에게 주워주신 달란트(talent)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함께 남을 존중하고 항상 하나님께 감사한 태도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직 완전한 존재는 창조자 하나님 뿐이기에 창조물인 우리는 능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역설적으로 그 한계는 하나님만 아시기에 겸손한 태도는 오히려 개인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끌어낸다고 생각한다.



대학원과정을 흔히 칠흑 같은 어둠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걸어가는 것에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예수님의 형상을 따라가는 그리스도인이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필요한 적재적소에 쓰실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다. 대학과정은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아가기 전,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올바른 인격을 겸비한 기능인을 만들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4년의 길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예수님의 겸손을 본받고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 또한 학업만큼 많은 연습을 통해 다듬어주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의 가치관에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두려움 없이 일을 시작하고 중간중간 장애물이 있어도 꾸준히 해나가며, 자신이 하는 일에 신뢰감을 가지고 하나님으로부터의 약속이 성취되기를 기다리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 헨리 나우웬(Henri Nouwen) 신부의 말처럼 많은 학생들이 기독교 교육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주신 일에 쓰임 받는 한 인격체가 되길 기도하는 바이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베드로전서 5:6)”

조민수(chomd90@iastate.edu)
존 브라운 대학교 전기공학과(Electrical Engineering) 졸업
現 아이오와 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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