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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편지] 베토벤의 현악4중주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10/20 06:40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
현악4중주 새 장 열어

음악가로서 가장 중요한 능력인 청력을 잃었지만, 그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만을 사랑했던 루드비히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악성(樂聖) 즉, 음악의 성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음악사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녔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3번 에로이카 심포니, 5번 운명, 9번 합창을 포함한 9개의 교향곡뿐 아니라,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5개의 피아노 협주곡, 5개의 첼로 소나타, 9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7개의 피아노 삼중주와 5개의 현악삼중주 등 굵직한 대작을 배출하며 기존에 있던 다양한 장르에 큰 도약을 가져왔으며, 후대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다양한 작품 중에서도 그의 대표 장르였던 16개의 현악4중주 작품들은 고전 양식부터 낭만 양식까지 베토벤의 초기, 중기, 후기의 음악세계의 변화를 보여주고, 아름다운 선율과 얽혀있는 모티브의 소리, 각 악기의 음색 등 그 전에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음악사적으로도 의미를 지니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현악4중주라는 장르는 1750년 경 요세프 하이든(Joseph haydn, 1732~1809)에 의해 확립되었다. 현악합주의 축소판인 현악4중주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작곡가들에게 음악세계를 펼치기에 아주 적절한 편성이었을 것이다.

하이든 이전에 4중주의 편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를 위한 68개의 현악4중주를 작곡하고, 곡의 형식과 구조의 기틀을 잡아 현악4중주를 한 장르로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하이든이었다. 하이든의 뒤를 이어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가 23개의 현악4중주를 작곡하여 고전양식의 현악4중주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음악이 가장 대중적이던 시절, 젊은 베토벤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부터 고전시대까지의 음악을 공부하며 본인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교향곡에 관심이 많았던 베토벤에게도 역시 현악4중주라는 편성은 압도적으로 매력적이었고, 언제나 새로운 것, 흥미로운 것을 추구했던 베토벤에게 하이든과 모차르트와는 다른 현악4중주를 작곡하는 것은 고민스러운 숙제였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베토벤의 현악4중주는 4성의 역할이 뚜렷하기 보다는 서로 긴밀히 얽혀 주고받는 경향이 있으며, 주로 베이스 역할만 했던 첼로에게 멜로디를 동등하게 부여하여 더 다채롭고 조화로운 4중주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초기의 현악4중주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이 짙은 모습이다. 간결한 선율과 심플한 화성 진행, 예상되는 전개로 흘러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의 중기 작품인 현악4중주부터는 베토벤의 특색이 조금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 급격한 화성변화, 다이나믹과 무드 변화, 간결한 모티브로부터 발전한 악구, 대위적 진행 등 그만의 색다른 요소들과 기존의 고전양식이 섞여 구성되어 있다. 그의 후기 현악4중주는 혁신적인 변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전 현악4중주의 기본 틀에서 벗어나 연속적인 푸가 진행, 예상되지 않은 전조 등 음악 내부에서의 변화 뿐 아니라, 소나타 폼의 변형, 4악장 이상의 형식 등 전체 구조적인 변화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의 16개의 현악4중주 중 Opus 18번의 여섯 곡은 초기에, Opus 59, 74, 95인 5곡은 중기에, Opus 127, 130, 131, 132, 135인 다섯 곡은 후기에 작곡되었기 때문에 베토벤의 음악양식이 시기 별로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보여주고, 그것들을 통하여 고전양식에서 낭만양식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알 수 있다. 시기별로 다양한 베토벤의 음악적 스타일을 생각하며 그의 현악4중주를 듣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영은/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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