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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김 영 종

코냑은 '술'보단 '남성 화장품'이다

'프랑스 남성들은 '좋은 코냑'이 한병 생기면 6개월이 행복하고, 프랑스 여성들은 '좋은 향수'를 한병 선물 받으면 1년을 행복해 한다'는 속담이 있다.

후각이 특히 민감한 프랑스인들이고 보면, 여성의 경우 좋은 향수 한병을 1년동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신의 몸 어딘가에 뿌릴 수 있어 그렇다 치자. 프랑스 남성들이 코냑 한 병을 무려 반년동안 잘게 쪼개 마신다는 건 무슨 얘긴가.
앉은 자리에서 술친구 한 두명이 양주 한병정도는 거뜬히 비우는 한인 애주가들에겐 이 속담이 대단히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적어도 프랑스에선 평범한 '실제 상황'이다.
이 속담 안에 코냑은 마시고 취하기 위한 술이 아니라 '남성용 화장품'으로서의 기능이 더 크다는 뜻이 담겨있다.

부부가 또는 연인이 육체적 사랑을 나눌 때 여성은 자신의 몸에 향수를 뿌린다.
남성은 코냑을 반의 반잔쯤 마신다.


얼핏 사랑행위의 감도(흥분도)를 높이기 위해 남성이 약간의 술을 마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남녀 똑같이 상대방에게 행여 불쾌한 냄새를 끼치지 않기위한 준비다.

여성은 몸 겉에 향수를 뿌리지만 남성은 몸안( 입 속과 위장)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냑등 향내 짙은 브랜드류가 사용된다.
여기서 코냑은 사랑행위의 감도를 높이기 위한 '흥분제'가 아니라 '화장품' 역할을 하며, 그래서 한 병으로 6개월 사용이 생활화한 것이다.

술을 이처럼 흥분제로 알고있는 것은 틀린 상식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애주가들은 술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특정 식물의 잎에서 추출한 대마초, 필로폰, 코케인등의 마약류와 비슷한 '흥분제로 잘 못알고 있다.
술을 마시면 우선 말이 많아지고 기분이 'Up'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반대다.
술은 흥분제가 아니라 거꾸로 '마취(둔화-마비)제'다.

1970년대 후반, 대한민국의 천재 기타리스트 신중현, 최고가수 조용필을 비롯한 음악인들이 줄줄이 대마초로 구속돼 인기절정에서 활동이 중단되는 치명타를 입었다.
그들에게 " 왜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이렇듯 떼로 했느냐?"고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노래 1절과 2절 사이에 악보없이 '애드리브'로 연주하는 부분이 있다.
대마초를 피우고 나서 애드리브에 돌입하면 감각이 매우 예민해져 악보없이 짚어나가는 코드와 멜로디가 그냥 연주할 때보다 열배 스무배 정교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술을 약간 마시고 하지 그랬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대한 대답 역시 똑같았다.
술을 마시고 애드리브에 돌입하면 그냥 할 때보다 무수히 틀린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신체감각과 뇌의 기능을 마비-둔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술을 흥분제로 알고있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상식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을까?
 '바커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酒神)이다.
고대 인류는 가을철 수확한 많은 량의 포도중 먹다남은 포도를 뒀다먹을 요량으로 독안에 넣어두었다.
이듬해 아무 생각없이 꺼내 먹었을 때 깜짝 놀랄 일들이 벌어졌다.

세상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몸은 마치 구름위를 나는 것처럼 둥둥 떴다.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들의 몸 안에 전능한 힘을 가진 신이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멀쩡한 사람이 이렇듯 갑자기 변할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생겨난 말이 술의 신 '바커스'다.

지금의 상식으로 보면 이만저만 넌센스가 아니다.
술이 인체의 감각기관, 특히 뇌의 일정부분을 마비시켰을 뿐이다.
일상적인 근심걱정이 뇌기능의 부분 마비-둔화로 잠시 묻혀버린 것을, 기분이 'Up'된 것으로 착각하게된 것 뿐이다.

'코냑'은 프랑스 코냑지방에서만 생산되는 포도를 발효-증류시킨 세계최고의 브랜디 상표다.
요즘 한인타운 룸카페에서 친구 한 두명이 병째 마셔치우고는 그걸 자랑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코냑은 곡물이 원료인 위스키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술이다.
원료가 포도인 과실주로 '향기'가 본질이다.
앉은자리에서 그런 식으로 퍼마시는 술이 아니다.

한 병을 집에서 6개월동안, 아니면 적어도 10여차례에 걸쳐 나눠 마시는 사람이, 술 좀 마실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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