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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해 뻗어가는 꿈나무들-김 현 경(콜로라도 통합한국학교 교감)

"젊은그대, 잠 깨어라~"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의 교사들이 소리 높여 부른 노래의 가사는 콜로라도의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지난 5월 19일 메리어트 호텔 연회장을 가득 매운 뜨거운 열기는 다가오는 여름의 햇살마저 숨죽이게 했다.
이런 꿈의 잔치를 상상이나 했을까.  
토요일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자신이 한국인의 핏줄을 가졌다는 이유로 부모의 손에 이끌려 습관처럼 그렇게들 학교를 오갔더랬다.
단 한 명이라도 단 1 분이라도 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하던 교사들의 가슴에 큰 선물을 안겨다 준 콜로라도 통합 한국학교의 밤 행사는 그야말로 감동의 벅차 오름이었다.

 아직 서툰 한국말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며 행사의 서막을 열어 준 학교 막내 재간둥이의 인사와 함께 이제 겨우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합창단의 행진곡이 울려 퍼졌을 때는 긴장감 보다 “이것 보세요, 우리도 할 수 있다 구요!” 하는 자신감이 홀 안을 씩씩하게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번 학기부터 유치반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일기쓰기를 시작했는데 기발하고 재미있는 표현들이 꽤 많았다.
그대로 두기 아쉬워 직접 무대에서 자신의 작품을 낭독할 기회를 가졌다.
떼 묻지 않은 고운 심성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읊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막 창설된 전통 무용단의 깜찍한 자태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넘치는 끼로 청중을 사로 잡았던 동화구연은 더 많은 가능성과 성장을 엿보게 해 주는 시간이었다.

짧은 연습으로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 준 태권도 시범과, 올망졸망 요정의 숲에서 나온 듯 앙증맞은 율동과 노래를 선사해 준 막내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마등처럼 지난 한 학기가 눈 앞을 스쳐 가는 듯 했다.

노란 병아리처럼 한 줄로 서서 음정, 박자보다 큰 목소리로 수업 시간에 배운 동요를 부른 귀염둥이나, 처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해 노련하진 않지만 진지하게 연주를 해 준 형들, 그 동안의 땀 흘린 노력은 매한가지 일 것이다.

 이번 학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미안하면서 고마운 존재들은 큰 형님들 일 것이다.
예상치 않게 많은 인원이 학교를 채우면서 기대 이상의 멋진 연주와 노래로 7080세대 부모님과 함께 가요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가 단순히 아이들의 학예발표회로 끝나지 않았던 이유는 꿈나무들이 자라가도록 물을 주고 거름을 덮으며 뒤에서 보이지 않게 조용히 격려를 해 준 인생 선배들의 묵직한 존재감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며 먼 이국 땅에 세월의 씨앗을 뿌려왔던가.  자녀들을 한결같이 격려해 주신 부모님, 그리고 뭐든지 아끼지 않으셨던 키다리 아저씨 후원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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