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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는 '생각의 병'…마인드컨트롤로 극복"

현기증ㆍ식은땀ㆍ가슴통증
심장발작ㆍ협심증과 혼동
이상 없는데 증세 계속땐
정신과 상담 받아봐야

한인들의 공황장애 상담이 7년에 비해 거의 2배 이상이 많아졌다고 이웃케어클리닉의 문상웅 심리상담 전문가는 우려했다.

한인들의 공황장애 상담이 7년에 비해 거의 2배 이상이 많아졌다고 이웃케어클리닉의 문상웅 심리상담 전문가는 우려했다.

40대 남성은 갑자기 한밤중에 가슴이 아프면서 식은 땀이 흘러 곧 죽을 것만 같아 911에 전화해 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심장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며칠 후 같은 증세로 의사를 찾았는데 놀랍게도 최종 진단이 공황장애(Panic Disorder)였다. 심장이 뛰면서 가슴통증까지 느꼈는데 이것이 정신과적인 문제였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이웃케어클리닉(구건강정보센터)에서 임상상담 7년차로 활동하고 있는 문상웅 심리상담가는 "증세가 심장병과 유사한 것이 많아서 위의 사례처럼 처음엔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서 수차례 응급실로 갔다가 나중에 공황장애로 밝혀지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다"며 "이 증세는 실제로 몸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생각의 병'이므로 스스로 생각을 돌리는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한인들에게 점점 많아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 이웃케어에서 처음 상담했을 때와 비교해서 한인들의 공황장애 상담이 정말 많아졌나.



"그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많아지기 시작한 시점이 김구라를 비롯해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로 생각된다. 그 전에는 공황장애 증세인지 모르고 '너무 힘들어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다'면서 찾아왔는데 지금은 스스로 증상을 의심하면서 상담받길 원해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공황장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상담치료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변화라 하겠다."



- 성별이나 연령의 특성은 없나.

"다양하지만 이곳 이웃케어 환자 중에는 확실히 40대 남성이 많다. 이유 역시 여러 측면이기 때문에 여기서 설명하기 힘들다."

- 공황장애와 비슷한 증세들이 많은가.

"먼저 공황장애가 일어날 때 어떠한지를 설명하면 속이 메스껍고, 현기증이 나면서, 오한이나 식은 땀이 나고, 가슴이 막히고 통증이 느껴진다. 이같은 증세는 심장발작(심장마비)이나 협심증과 거의 같아서 대부분 응급실로 간다. 그러나 심장이나 혈관쪽은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면 의사가 공황장애를 의심하여 그때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하게 된다. 사실은 이렇게 처음엔 심장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나타나는 증세가 비슷하다."



-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은 증세를 어떻게 표현하나.

"대부분이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가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식은 땀이 나고 숨을 잘 쉴 수 없어서 그대로 죽을 것 같았다'고 한다. 이런 증세들이 다시 나타날 것 같아서 불안하고 두렵다고 말한다."



- 어떻게 공황장애를 진단하나.

"먼저 공황장애(Panic Disorder)와 공황발작(Panic Attack)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 둘은 진단이 다르다. 간단히 설명하면 공황발작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세로 공황발작이라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 진단을 받지는 않는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공황장애와 공황발작은 모두 ▶ 심장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며 ▶숨이 가쁘거나 막히고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땀이 갑작스럽게 나고 ▶몸이 떨리거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오한이 나고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른다 ▶몸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따끔거린다 ▶토할 것 같거나 속이 불편하고 ▶어지럼증, 현기증이 난다 ▶주위가 비현실적인 것 같고 자신에서 분리되는 기분이 든다 ▶자제력을 상실하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지며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13가지 증상 중에서 4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공황발작이거나 공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보통 이 증상들은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며 15~30분을 넘기지 않는데 매우 드물긴 하지만 수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여기서 다시 ▶예기치 않게 나타난 공황발작 또는 공황 증상이 반복되고 ▶이러한 상황이 또다시 올까봐 계속 불안해하거나 미리부터 그 증상과 결과를 두려워하고 ▶이 때문에 사람이나 상황을 기피하고 출근이나 외출을 하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이 3가지 중에 한가지 이상이 적어도 한 달 이상 지속되면 공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공황장애는 단발성인 공황발작과 달리 공황발작 자체를 두려워하고 발작시 자제력을 잃고 미칠 것 같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 초기에 자가진단이 가능할까.

"섣불리 자가진단하지 않길 바란다. 공황장애라고 믿고 이웃케어클리닉을 찾아온 사람의 상당수가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스스로 겁을 먹고 자가진단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 13가지 증상 중에서 4가지이상을 단 한번 경험했다면 공황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복해서 경험했다고 해도 항상 공황장애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발작 횟수도 고려하지만 공황상태로 인해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주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발작이 나타났는지 등의 여러 요인에 전체적으로 접근하여 종합적인 진단을 내리게 된다."



- 전조 증상은 없나.

"예기치 않게 급작스럽게 오기 때문에 전조 증상은 없다. 딱히 계기나 원인, 촉발요인이 있는 게 아니라 원인 찾기가 그래서 힘든 것이다."



- 이것도 유전성인가.

"부모가 공황장애가 있을 때 자녀의 확률이 일반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보다 2~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성인 인구의 5~8%가 공황장애나 광장공포증 중 하나 또는 둘 다 가지고 있는데 비해 공황장애 직계(부모, 자녀, 형제)는 15~20%가 공황장애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물할 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이민자라는 조건도 작용하나.

"그렇다고 볼 수 있겠다. 이민은 언어와 문화처럼 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매일의 삶을 통해 주고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계기가 되는 요인들은 복잡하고 다양하게 작용함으로 꼭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인데 공황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보다 모른 채 건강하게 생활하는 숫자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 어떻게 치료하나? 완치가 되나?

"심리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따로 하거나 병행하기도 한다. 환자 상태와 의지에 따라 치료 효과도 다른데 전문가들은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 하고 불안증은 '생각의 병'이라 한다. 공황장애나 공황발작도 불안증의 하나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떻게 자신의 증세를 '생각하느냐'에 따라 완치는 아니라도 얼마든지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 전문상담가로서 조언이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자가진단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가진단도 위험한데 인터넷에 올린 다른 사람의 치료경험을 자신에게 적용시키는 것은 더 해롭다. 일단 신체적인 하자가 없는데도 불안한 증세가 있는 사람은 일단 찾아와 정확한 자신의 정신상태, 정서상태를 아는 것부터 시작할 것을 정말 거듭 권하고 싶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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