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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 힘겨움 혼자 감당하려 마세요"

양두석 한국 가천대 교수·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
우울증과 자살충동 꼭 표현해야
주변인, 경청과 도움 손길 중요
자살예방 시스템 구축도 시급

'미주 한인 정신건강 빨간불 시리즈'로 한인 우울증과 자살 예방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국에서 자살예방 활동에 앞장서는 양두석(사진) 한국 가천대 겸임교수 겸 안전실천시민연합 자살예방센터장은 "한인사회가 우울증 환자와 자살충동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두석 교수는 "가족과 지인끼리 서로 믿고 의지하는 신뢰를 구축해 속마음을 자주 표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주 한인 자살률이 인종 중 가장 높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과 유사성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에 이민 가신 한인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이다. 자살은 사회.환경.경제.정신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인 이민자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상태로 미국 정착 과정에서 정착이 더디고 빨리 적응을 못 하면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 같다. 이는 한국인 자살 원인인 '성공지상주의 경쟁과 평가 만능주의 경제적 빈곤 가족해체 분노와 억울함 생명경시' 등과 상관관계가 있다."

-한국 국적 출신 이민자의 높은 자살률이 우려되는 점은.

"한 생명은 지구보다 무겁고 엄중하고 소중하다. 미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면 남은 유가족은 평생 암 덩어리를 안고 살아가듯 고통과 시련을 겪는다. 가족에게 뼈를 깎는 엄청난 고통과 멍에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 달라."

-한인 자살 원인 중 '문화'가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자살 인식이나 공통점은?

"한국은 '신체발부 수지부모' 정신으로 자살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8년 IMF와 2009년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 유명 연예인 자살에 따른 추종으로 자살이 증가했다. 2011년 자살자가 10만 명 중 31.7명(2017년 기준 하루 평균 43명 연간 1만2463명)으로 정점을 이루다 최근 감소세를 보인다. 최근 청소년과 젊은층 사이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자해 동영상 공유 동반자살자 모집 대중가요에 자살용어 사용 등으로 자살률이 늘어나 대책도 요구된다."

-'삶이 힘들다. 차라리 포기하고 싶다'는 우울증 환자나 자살충동 한인에게 조언은.

"낯선 이국땅 미국에서 언어장벽 다문화사회 속 관습과 문화 충돌 경제적.사회적.정신적 어려움 등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올 때 단단히 다짐했던 각오를 잊지 말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되새기면 좋겠다. 조급한 마음 대신 여유를 갖자.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자세는 절대 금물이다. 주변에 마음을 표현하고 한인가정상담소 정신건강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나 신변 비관 한인은 '자살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반문도 한다.

"생명은 하나고 절대 다시 돌릴 수 없다. 자살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생각하지만 유가족 고통은 어떻게 하나. 유가족이 고통 속에 또 다른 자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가정이 송두리째 파멸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혼자만의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가족이나 지인이 우울증 또는 자살충동을 이야기할 때 올바른 대처법은?

"상대방이 고민하는 내용을 집중해서 들어주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가 매우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자.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따듯한 마음으로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대화법은?

"솔직함이다.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신뢰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을 끊거나 충격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면 안 된다. 특히 '바쁘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말고 베푸는 듯한 느낌도 들게 하면 안 된다. 부담 주는 질문을 꼭 삼가고 희망을 주는 내용을 전달하면 좋다."

-한인 이민자는 고립과 외로움을 혼자 참으려고 할 때가 많다. 부작용은?

"이민자 대부분 각자의 사생활 여건에 따라 고민 끝에 이민을 결정했다. 미국에서 생활여건과 언어와 문화 차이로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 고립과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보니 이를 극복하려고 알코올이나 도박에 의존하기도 한다. 공동체 생활을 멀리하지 말고 혼자 은둔생활에 빠지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관리해야 한다. 종교단체 등 공동체 생활을 영유하는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한인사회 우울증과 자살예방 노력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자살은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한인사회가 구성원 개인을 자살로 내몰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주변 한인이 여러 어려움으로 자살을 고민하는 '고위험군'으로 보이면 한인가정상담소 등 지역 건강센터에 연결해주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자살은 개인 문제가 아니고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다. 한인 모두가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존중 의식을 갖고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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