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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신학교와 사설 학원

'합격을 축하합니다'. 미국 중부에 있는 한 신학교에서 입학 허가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받았다. 대학원 과정 중에 있던 10년 전 즘, 신학을 공부해 볼 요량으로 출석하던 교회가 속한 교단 신학교에 지원해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합격을 알리는 이메일 앞에서 그리 기쁘지 않았다. '나는 왜 신학교에 입학하려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그제서야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학이란 학문을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은 동기가 가장 컸지만, 신학교라는 조직에 적을 두고 공부하여 졸업장을 받으려는 궁극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원하던 것은 혹시 신학교에 적을 두면 내게 어떤 권위가 생기고 졸업을 하면 더욱 더 큰 권위가 생겨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에 더 큰 설득력이 생기는 것을 기대했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쉽게 부정할 수 없었다. 결국 이 질문을 묻는 나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고 몇 번의 연기 끝에 입학을 포기하고 말았지만, 이 일은 나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 자체로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있고 설령 설교자의 권위 같은 게 있다해도 말씀의 권위 앞에 견줄 수 없다.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목사로 삼는 것은 설교자로서 최소한의 훈련을 위함이지 신학교 과정에 어떤 마법적인 힘이 있어 자동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다룰 수 있는 권위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신학교는 일반 학교들과 다를 바없이 진리 탐구를 목적으로 설립되고 학생들이 그 목적을 추구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 진리 탐구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투자와 도전으로 가능하기에, 미래를 위해 우리의 후원과 관심이 가장 필요한 곳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미국 한인 교계의 현실은 속성으로 라이선스를 받게 해주거나 합법적인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을 해주고 이익을 취하는 사설 학원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학교가 넘쳐난다.

말씀의 권위를 목사의 권위와 혼동할수록 그럴듯한 말솜씨 뒤에 숨어 삯꾼 노릇을 하고 있는 자들을 골라내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진리 탐구와 합법적 체류의 우선순위가 헷갈릴수록 신학교는 삯꾼 양성소가 될 수 있다.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데이터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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