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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 시에라…단풍만 보고오면 섭섭하지

서부영화의 산실, 앨라배마 힐스
노천온천, 기차 박물관 등 볼거리
개척시대 생활상 담은 박물관도

남쪽 테하차피 패스로 시작해서 북쪽으로 400마일 거리의 라센 카운티 프레도너 패스에서 끝이 난다. 한국의 태백산맥처럼 캘리포니아의 등줄기에 해당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 얘기다. 전형적인 동고서저 형태로 서쪽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비롯해서 킹스캐년과 세코이아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험준한 동쪽 경사면을 따라서는 데스밸리와 휘트니 포털, 2차대전 당시의 일본인 수용소였던 만자나 유적지, 주상절리로 유명한 매머드의 데블즈 포스트파일 내셔널 모뉴먼트를 비롯한 여행지가 널려있다.

아침 저녁으로 목덜미가 선득해지는 이 계절엔 열일 젖혀두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동쪽, 이스턴 시에라로 가야 한다. 울긋불긋한 동부의 단풍과는 달리 온통 샛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애스펀(백양나무) 단풍이 온 산하를 물들이고 있다. 비숍의 노스레이크, 사브리나와 사우스 레이크를 비롯해서 준 레이크 루프도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395번 도로에서 158번 도로가 고리 모양으로 호수 네 곳을 돌아나온다고 해서 루프라 이름붙여졌다. 네 호수 중에서 실버레이크와 쥰레이크의 단풍이 압권이다. 하지만 이 곳만 다녀오면 섭섭할 일이다. 오가는 길에 들러야 할 곳이 적지 않다.

앨라배마 힐스

알래스카의 매킨리를 제외하고는 미 본토 최고봉인 마운트 휘트니(1만4505피트)가 머리에 희끗희끗 눈고깔을 쓰고 험준한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우뚝 솟아 있다.



LA에서 3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하게 되는 도시 론 파인(Lone Pine)은 휘트니의 관문 도시격으로 숙박시설과 좋은 레스토랑들이 많다. 해마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영화제가 열리곤 하는데 마을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앨라배마 힐스(Alabama Hills)는 그 독특한 지형으로 해서 오랫동안 서부영화와 공상과학영화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만자나 유적지

론파인을 지나면 왼쪽으로 들판에 망루 하나 삐쭉한 만자나 유적지(Manzanar Historic site)가 나타난다. 2차대전 당시 미국에 살던 12만여 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했던 수용소 10개 중의 하나로 이곳에는 가주의 일본인 1만명이 종전까지 3년 반 동안 살았다.

지금은 기념관과 위령탑, 최근 당시의 막사를 재현해 짓고 있는 목조 막사들이 들어서고 있다. 때때로 당시의 생존자들이 모여 기억도 나누며 후세에 교육도 하며, 차근차근 통한의 역사를 재현해 내고 있는 그들의 근성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스턴 캘리포니아 뮤지엄

만자나 유적지를 지나면 조그만 마을 인디펜던스를 만나게 되는데, 시내 중심부에서 W Center 스트리트에서 좌회전해서 곧장 가면 이곳에 이르게 된다. 20세기 초 이 지역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한 에드워드 커티스와 앤드루 포브스의 작품을 비롯해서 개척시대의 선구자들을 모습을 감상할 수도 있다. 코요테 이빨로 만든 틀니, 빙하기의 매머드 골반 등을 살펴볼 수도 있다. 개관은 주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로스 기차 박물관

비숍을 지나면 도로는 395번과 6번으로 나뉘어지는데, 6번 도로로 약 4마일쯤 가면 다다르게 되는 이곳은 기차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지역 박물관 구실도 톡톡히 하고 있다. 1880년대의 증기 기차와 28채로 이뤄진 박물관은 서부 개척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각각의 건물들에는 19세기의 치과 장비, 당시의 필름 카메라 등도 전시돼 있다. 운행 날짜만 맞으면 증기기차를 타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월부터 8월까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료는 무료이나 기차는 5달러.

키오 노천온천

빅파인을 한참 지나, 도대체 있기나 할까 의구심이 드는 산길을 5분여 달리면 시에라네바다의 산자락에 더운 김 솟는 노천미네랄온천(Keough's Hot Springs)이 자리하고 있다.

유황온천이 아니라, 머리 아플 일도 없다. 탕 앞으론 수영장도 큼지막하다. 트레일러나 텐트 캐빈을 숙소로 잡아도 좋다. 트레일러는 취사가 용이하고, 텐트 캐빈은 모닥불 피우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겠다.

모노레이크

마치 유령처럼 기괴하게 우뚝 솟은 기둥들이 100만 년 된 호숫가에 늘어선 곳으로 사진작가들을 비롯한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호숫가의 들끓는 파리 떼로도 유명한, 그래서 원주민말로 '파리호수(Mono Lake)'라 불린다. 투파(Tufa)로 불리는 이 기둥들은 호수를 흘러드는 담수가 바닷물의 두 배에 이르는 알칼리성 호수를 만나 상호작용으로 빚어낸 탄산칼슘의 첨탑이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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