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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살다간 전설의 기타리스트

시애틀 - 지미 핸드릭스

지미 핸드릭스의 런던에서의 활동 모습.

지미 핸드릭스의 런던에서의 활동 모습.

가을, 겨울 시애틀에 가면 비가 추적거리고 선선해 커피를 마시게 된다. 전통적인 시애틀의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에는 이런 날씨 덕분에 성공한 스타벅스 1호점이 있다.

음악과 커피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 스타벅스 앞에는 버스킹(busking)을 하는 음악인들이 있어 귀를 즐겁게 해준다.

시애틀에 대중 음악이 발달한 배경에는 커피를 많이 마신 시애틀 사람들이 잠 못이루는 밤을 음악으로 달랬던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시애틀의 카페에서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에 나오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주제곡 'When I Fall in Love'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시애틀에는 각계 유명인사들이 많지만 굵직한 음악인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시애틀은 음악적 역사가 깊은 곳으로 1918년부터 1951년까지 차이나타운이 있는 잭슨 스트리트를 따라 약 20여 곳의 재즈 클럽이 있었고 레이 찰스, 퀸시 존스 등이 이곳을 발판으로 성장했다.

시애틀 팝문화 박물관에 있는 지미 핸드릭스 전시실.

시애틀 팝문화 박물관에 있는 지미 핸드릭스 전시실.

1980년 말 현대의 로큰롤 문화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기존 록 음악의 평범한 구성 방식에서 탈피한 얼터너티브(Alternative) 밴드로 평가되고 있는 너바나(Nirvana)도 이곳에서 결성되어 1994년까지 활동했다.

이전 70년대에 활동한 록과 블루스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인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도 시애틀이 고향이다.

왼손잡이 지미 핸드릭스의 연주는 뜨겁고 현란해 현실과 동떨어진 별세계에 있는 듯한 환상적 느낌에 사로잡히게 한다.

지미 핸드릭스는 모차르트와 비견되는 천재성으로 블루스, 록, 사이키델릭을 합쳐 자신의 소리를 창조해 우리를 새로운 소리의 세계로 안내했다. 그의 음악은 기존의 질서와 가치관을 부정하는 시대적 사조였던 비트 제너레이션과 함께 히피문화와 맞물려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지미 핸드릭스는 1942년 11월 27일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17세의 식당 종업원이었고,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지미 헨드릭스는 아홉 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겪었고, 탭댄서로 생계를 이어가던 아버지의 보호 아래 유년기를 보냈다.

빗자루를 들고 기타연주를 흉내 내던 열두살 무렵 아버지가 구해온 통기타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기타를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다. TV나 라디오를 통해 기타 연주를 듣고 따라했다.

고교 재학중 록 밴드를 결성해 음악을 하던 그는 교내에서 약물을 복용하다 퇴학을 당했다. 1961년 5월 지미는 훔친 자동차를 탄 혐의로 체포되었고 감옥에 가는 대신 공수부대에 입대했다. 그는 15개월 정도 복무하다가 점프 도중 부상을 당해 제대하고 내슈빌에서 음악생활을 했다.

핸드릭스에게 행운이 다가왔다. 영국인 친구의 소개로 '애니멀스(The Animals)'의 베이스 연주자 채스 챈들러(Chas Chandler)가 핸드릭스의 음악을 직접 들어보고 영국으로 초대했다. 핸드릭스는 1966년 9월 영국에 도착해 3인조 록밴드를 결성하고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어리언스(Jimi Hendrix Experience)'를 레코딩해 발매했다.

수록된 음악은 블루스, 록, 사이키델릭에 그의 창작력과 상상력이 혼합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었다. 그 곡들이 불후의 명곡들인 'Foxy Lady', 'Hey Joe', 'The Wind Cries Mary', 'Purple Haze'다.

1967년 6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몬터레이 인터내셔널 팝 페스티벌에서 지미 헨드릭스는 'Wild Thing'을 연주하던 중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기타 앞에 무릎을 꿇고 종교의식을 하듯 기타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이 장면은 록 음악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며 그의 곡들은 록 음악의 고전이 되었다.

그는 영국 런던의 한 호텔에서 수면제 과다복용 상태에서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 했다. 27세였다. 1970년 고향 시애틀로 옮겨져 영면했다.

시애틀 랜턴에 있는 지미 헨드릭스의 무덤에는 매년 1만5000여 명의 팬들이 찾아 온다. 무덤 위로는 화강암 재질의 3개의 벽 기둥이 받쳐주는 돔 모양의 기념물이 세워져 있다. 3개의 벽기둥에는 그의 초상화와 친필 가사가 새겨져 있고 각 벽기둥 밑 부분에 또 다른 친필 가사가 새겨져 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살다간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수 있는 벽기둥에 새겨진 '삶의 이야기는 눈 깜빡거리는 시간보다 빨리 지나간다'는 자필 가사를 읽으며 그의 화려한 연주를 연상해 본다.


신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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