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독방
정갈하고 단정한 방이라누가봐도 혼자 지내기 딱
좋아 보인다
댓자로 길게 편히 누워본다
방은 따스한데
옆구리가
자꾸만 시려온다
사방이 십리씩 넓어 보이고
허전하다
마주한 벽마다 어른거리고
드러누운 침대도 어른거리고
올려다보는 천장도 어른거린다
50년 넘게 함께 지내온 방
눈에 뜨이는 것들마다
아내의 체취가 느껴진다
여기 이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있으니 그 옛날 형무소에 면회 갔던 날
혼자 있는 그 자체가 형벌이라고
울먹이던 그 친구 생각이 난다
그래도 형무소 독방은 형기 끝나면
풀려날 독방
내가 지금 누운 이방은 아내 생각
절절한 지독한 독방이다
살아생전 못에어 날
지독한 독방이다
변재무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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