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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열고 보자"… 시장조사 없이 진출

한국 프랜차이즈 <하>
'홍보용' 열었다 금새 철수
미국식 시스템 이해 부족
소송 휘말려 돈·시간 허비

요식업을 비롯해 한국 프랜차이즈의 미국 진출은 꽤 오래 전 시작됐고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안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의 '성공 방정식'이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믿고 야심차게 진출하지만 몇 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왜 어려움을 겪는지 문제점 등을 진단해 본다.

▶믿을 수 없는 '본사'

유독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침이 심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낙 한국 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본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소송 등에 휘말릴 경우 미국 내 업소들도 직간접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카페베네다. 카페베네는 한국에서의 급성장을 토대로 지난 2010년 야심차게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재 미국내 영업은 개점휴업 상태다. LA 1호점도 문을 닫았다. 한국 본사가 지난 1월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LA 1호점은 현재 폐업을 한 상태다.

한국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 역시 미국시장 진출 9년 만에 지난해 초 철수했다. 본사의 적자 누적과 불투명한 시장성이 이유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모기업인 MPK 그룹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고 LA에서는 불법 프랜차이즈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미국 시스템 이해 부족

미국의 규정과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도 이유로 꼽힌다. 본사에서 미국 책임자로 파견되는 경우 미국의 상법이나 노동법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 일종의 수업료인 셈인데 문제는 알만하면 교체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한 업체도 오버타임 등 여러가지 소송이 휘말려 본사에서 감사팀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미국 법은 한국과 다른 부분이 많아 한국식으로 운영하다 소송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소송 비용도 많이 들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제한적인 '현지 제휴'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해외 진출시 가장 선호하는 것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이다. 한국에서의 관리가 쉽지 않아 현지 매장을 총 관리해줄 마스터를 구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개인과 계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자금을 투자해 마스터를 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매장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제품 개발이나 물류도 어렵다"고 전했다.

▶미흡한 '시장조사'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단순히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홍보를 목적으로 한 업체들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의 경쟁력이나 시장성은 고려하지 않은채 '일단 열고보자'는 생각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사전 시장조사 등의 과정은 생략된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에는 거창하게 매장을 오픈했다가 몇 달 사이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한 요식업체는 3~4가지 단품 요리와 10달러 중반대의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메뉴로 LA한인타운에 문을 열었다 매출 부진으로 곧 문을 닫았다. 한인 요식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의 방식이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면서 "같은 한식이라도 여기 사람들은 조금 더 달고 짠 맛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타겟층을 한인으로만 할지, 타인종도 포함시킬 것인지 미리 고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메뉴 개발을 위해서는 사전 조사 과정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미국서부지회 이호욱 지회장은 "한국의 요식업 분야는 굳이 한류 열풍의 특혜가 없더라도 최고 수준"이라면서 "다만, 문화랑 접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예를 들어, 맥도널드가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 패스트푸드 문화를 먼저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끌어들인 것처럼 우리도 비빔밥 등 메뉴만 알리기보다 한식과 한국 문화를 접목시켜 알리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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