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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한알의 밀알이 썩으면

'워커톤 (Walk-A-Thon)'이란 어떤 단체나 기관, 학교 등이 목적한 사업의 일정부분을 일반 대중을 통해 모금하는 수단의 걷기운동이다. 모금방법은 대개 지정된 코스나 거리를 설정하고 참가자들이 자신이 걸었던 거리당 일정액을 자율적으로 출연케 하거나 기부액수를 서약케한다.

워커톤은 참여 폭이 거의 무제한인데다 순위경쟁은 물론 경제적인 제한조건이나 숙련도 같은 기준도 없어 그 활동의 목적과 뜻에 동참하는 누구나 흔쾌히 자신들의 의사를 행동으로 확인하고 모금으로 지원할수 있다.

미본토에서 개최된 첫 워커톤은 1968년 미기아재단의 후원속에 자니 칼슨과 에드 맥마혼의 투나잇쇼의 생방송 형태로 주관한 'International Walk for Development'다. 이 운동에는 3000여명이 참가해 미니애폴리스의 여러 거리들을 합해 총 33마일을 걸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미국 내에서 개최된 최고의 워커톤은 1971년 5월 8일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15만명이 참가해 2백마일을 걷고 120만불을 모금한 기록이다. 이날 가장 많은 참가자를 낸 도시는 위스콘신의 밀워키로 2만명이 참가해 31마일을 걸었다. 그 외 국제적인 워커톤의 최고 기록은 필리핀이 소유하고 있는데 2014년 그 나라의 한 종교단체가 이룩한 것으로, 하루 동안 무려 17만5000명이 참가해 단일로는 최고액수를 모금했다.



지난 5월 5일 GWB 바로 아래 허드슨 강변 고수부지에서 한국여인들이 워커톤으로 모였다. 미연합감리교회(UMC)산하 한인교회 총 여선교회가 주관하고 20여개의 개교회 100여명의 여인들이 참가한 몽골의 복음화와 교육을 후원하는 행사로 벌써 몇년째 이어오고있다. 이날 화창한 날씨 속에 전쟁의 먹구름이 자욱했던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어올 것이란 희망차고 좋은 소식에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때보다 가볍고 힘찼다.

몽골이라는 제3세계 어린이를 가슴에 품고 왕복 3마일을 내딛는 걸음들 가운데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려는 기쁨의 의지를 읽을 수 있어 좋아보였다. 이 행사를 통해 얼마를 어떻게 모금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의 선한 뜻대로 30,60,100배의 열매로 화답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사에 빼놓을 수 없는 두사람의 미국인이 있다. 한 분은 장로교단에서 파송한 언드우드 선교사이고 다른 한 분은 감리교단에서 파송한 아펜젤러다. 두 분은 1885년 4월 5일 부활절날 제물포항을 통해 동시에 조선땅을 밟았다. 그러나 임신한 새내기 아내 엘라 다지와 동반했던 아펜젤러는 입국이 불허돼 일본으로 되돌아갔고, 그 뒤 고종의 주치의였던 알렌의 도움으로 같은 해 7월 29일 재입국한다.

이렇게 133년전 아펜젤러 부부의 복음 씨앗은 동방땅 조선에 뿌려진다. 입국 후 일주일도 안된 8월 3일 배제학당을, 10년 뒤인 1895년 정동교회를 세워 서재필과 이승만, 윤치호, 주시경,이상재 같은 애국지사들을 키워내는 산실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의 활발한 선교사역은 그의 부인 다지가 담당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1902년 성경번역을 위한 회의차 목포로 가던 배가 침몰하면서 44세의 젊은 나이에 그가 순교했기 때문이다. 짧은 인생의 황금기가 먼나라 조선땅에 한알의 밀알로 썩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밀알은 아내와 아들 딸이 이어 받아 한국 교회사에 큰 획점을 남기게 된다.

어찌보면 이날 워커톤을 주관한 UMC 한인여선교인들은 아펜젤러 부부가 뿌리고 간 썩은 밀알의 열매들이다. 아펜젤러 부부가 선교사역을 하는동안 수많은 미국여인들이 워커톤정신으로 후원하고 기도했던 것처럼 한인여선교는 몽골을 품고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헌신 중이다. 100년전 받은 은혜를 잊지않고 되갚는 선순환을 실천하는 것이기도하다.부디 몽골이 변화돼 이 아름다운 선순환의 바톤을 이어받아 세상끝까지 이어지길 기원해본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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