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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사회보장 제도의 모순

양주희 / 수필가
양주희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30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8/08/29 16:36

우리가게 이층에 이집트 할머니가 살고 있다. 연세가 많아 움직이는데 불편하고 건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할머니가 병원에 갈 때는 버스가 온다. 핸디캡 전용으로 두 문이 열리고 계단이 내려져 휠체어가 계단으로 올라가 버스에 들어간다. 집에 올 때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집에만 계신다. 아침마다 뜨거운 식사가 배달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과일·휴지 같은 생필품을 몇 번씩 나르고 살핀다. 한 사람을 위해 아파트 전기.전화도 정부에서 지불해 준다. 한심한 것은 90도가 넘는 날씨에 물이 미지근하다고 찬물을 가져다 달라는 전화를 받고 달려온 직원이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하는 말은 해도 너무 한다는 푸념이었다. 그러면 그 많은 서비스를 누가 지불 할까.

두 번째 사례다. 60이 넘지 않은 동네 아줌마는 남자 친구와 살다 헤어졌다. 남자 친구는 직장 연금과 사회보장국에서 매달 받는 돈으로 걱정 없이 살았다. 남자가 집을 나가 버리니까 이 아줌마는 살길이 막막해 졌다. 우리 같으면 당장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일 것 같은데 만사태평이다. 살던 아파트에서 퇴거 명령이 나오니까 사회보장제도 사무실로 달려갔다. 아무것도 없으니 살길을 마련해 달라고 떳떳이 큰소리치며 들락거리더니 아파트도 공짜, 푸드스탬프 174불 받으면서 살아간다. 영어 잘 하겠다, 건강 하겠다, 일할 수 있는 여력이 넘치는데도 놀고먹는데 익숙하다. 일자리 구해보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답이 가관이다. 일을 해보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버스 타는 일도 수월치 않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왜 국가는 이런 여자를 먹여 살리는가.

집 가까운 곳에 노인 아파트를 4년 전 신청을 했었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가져 오라는 서류도 많다. 이것저것 챙겨서 가지고 갔다. 서류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안 된다고 한다. 지금 일을 하고 있어 수입이 많아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62살이 넘고 집이 없거나 아파트 지불할 능력이 없으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저렴한 아파트를 제공 받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자기 수입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그러면 일하지 않고 놀고 먹는 사람에게는 공짜 아파트 제공해 주고 열심히 일을 해도 아파트 살 수 없는 사람은 허리띠를 죄어가면서 알아서 살아가라는 말이다. 나는 아프면 의사 진료비 병원비 걱정이 먼저다. 엄청난 의료비 중에서 20%는 내 저축에서 가져간다. 그리고 나면 몇 푼 남을까 그것으로 살아야 한다면 정말 서글프다. 이런 사회 부조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회사나 공직에 있으면서 사고를 당해 일을 못하면 보험에서 생활비를 받는다. 자영업을 하다가 다치면 생활고를 겪어도 본인 가족들이 해결해야 한다. 정말 일을 못해서 생계가 힘든 사람들을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데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사업가를 통해 여러 번 서류 제출을 해봐도 허탕이다. 이런 모순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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