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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49]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길 속에 모든 것이 안 보이고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은 어린날도 안 보이고
보이고 서로 다른 새떼 지저귀던 앞뒷숲이
보이고 안 보인다 숨찬 공화국이 안 보이고
보인다 굴리고 싶어진다.
노점에 쌓여있는 귤
옹기점에 엎어져 있는 항아리
둥그렇게 누워 있는 사람들
모든 것 떨어지기 전에 한 번 날으는 길 위로.

▶황동규(1938- )

평안남도 숙천에서 소설가 황순원의 장남으로 태어나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58년 현대문학에 시 '시월''즐거운 편지' 등이 추천되어 등단한 후 '비가''어떤 개인 날''풍장''외계인''악어를 조심하라고?' 등 시집과 '사랑의 뿌리''나의 시의 빛과 그늘' 등 산문집을 펴냈다.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문학상을 받았다. 영국 에딘버러대학과 미국 아이오와대학과 뉴욕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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