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뜨락에서] 잉카문명의 유적을 찾아서

-안데스 샤만의 기도 3

안데스 산맥에서 내려온 샤먼(무당)이 호텔에 찾아 왔다. 나는 처음 치마를 입은 그가 여자인 줄 알았다. 그의 조상은 안데스 태양신을 숭배해 온 승려(Priest)였으며 그는 해발 1만4천피트 산 중에서 원주민들을 돌보는 샤먼이라고 했다.

검게 탄 작은 키, 뚱뚱한 몸이었다. 그는 코카와 좁쌀 등으로 제물을 만든 다음, 여행자들로 하여금 손을 잡게 하고 주문을 외웠다.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안데스 정기를 전하는 치유의 기도를 들었다. 그는 세 번 종을 울리며 주문을 읊었고 우리는 따라 했다. 30분 정도의 기도가 끝난 후 그는 팁을 받아 일어 섰다. 높은 산에서 내려와 한 바퀴 돌고 가면 100달러 정도 챙기는 것 같았다. 일행은 이 낯선 샤먼의 기도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정복자가 바뀌면 그들의 종교를 강요했다. 스페인.터키.레바논 여행에서 가톨릭 성당이 이슬람 성전으로, 다시 성당으로 개조된 것을 많이 봤다. 1478년 스페인 국왕 페르디난드 2세와 이사벨 여왕은 이슬람 교도와 유대인들에게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강요했다(Spanish Inquisition). 개종을 거부한 15만 명이 처벌을 받아 이 중 3천~5천 명이 처형되었다.

이 때 종교탄압을 피해 선원을 모아 배를 타고 신대륙을 찾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일행은 유대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카리브해, 중.남미로 온 유대인들의 후손이 아직 일부 남아 있다. US Virgin Island에는 사반부에서 가장 오래된 시나고그가 있다. 1532년 잉카제국을 정복한 프란시스코 로자로도 유대인이라는 설이 있다. 잉카를 몰락시킨 스페인은 태양신을 믿는 원주민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보고 기독교를 믿도록 강요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유일신(기독교.이슬람.유대교)을 믿지 않은 믿음은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



정복자들은 리마.쿠스코 등 대도시에 어마어마한 성당을 짓고 원주민을 압도했다. 시골 성당들은 작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쿠스코의 한 성당에서 '검은 그리스도' 상을 보았다. 유대인인 예수는 흑인일 가능성이 없는데 웬일일까. 안내자는 상을 조각하다가 연기에 그을려 검게 되었는데 현지인들의 정서를 고려해 그대로 두었다고 설명했다.

지금 세계에서 기독교가 가장 부흥하고 있는 대륙은 아시아와 중남미다. 미국.유럽의 교회는 텅텅 비어가고 있다. 이미 잡신을 죽인 과학은 유일신을 위협하고 있다. 태양신을 숭배한 잉카인들은 어디를 가든지 Sun Palace를 짓고 제단을 마련했다. 실제로 그랬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귀족을 태양신에게 제물로 바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해가 구름에 가려져 어두워지는 것을 알았다. 해가 없는 날 밝은 달이 떠오르고 별이 밝음을 주는 것을 발견했다. 잉카인들은 Moon Palace, Star Palace를 건설하고 전체를 믿었다. 잉카 종교는 전생과 현세, 내세를 믿는데 뱀, 푸마, 높은 하늘을 비상하는 콘돌로 상징하고 윤회설을 믿었다. 잉카에서 3이란 숫자는 중요하다.

아마존 높은 산에서 내려와 여행자들을 축도한 샤먼은 주문을 세 번 외우고 종도 세 번 울렸다. 우리는 머리를 숙이고 그를 따라 세 번 주문을 복창했다. 이상하리만큼 모두 심각했다. 잠깐이었지만 무속에 빠졌다. 아마존 산신령이 우리를 압도했다. 무속도 믿음인가?


최복림 / 시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