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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바람 부는 날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발걸음을 뗀다

한껏 굽혀진 허리, 나아가지 못하는 한 걸음

저이도 처음부터 저리 노인이진 않았으리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이 바람은 삶의 바람이리라

작은 바람이 때로는 폭풍을 일으키기도 하고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 삶을 파고들기도 한다

잠잠함을 기대하여 보았지만

때로는 그럴 때도 있었겠지만 생각이 가물가물 하다



갑자기

바람이 되고 싶다

이 나이에 외로움이나 고상함은 남의 말이 아니던가

율법과 같은 굴레를 벗어나

참된 진리 안에서 참 자유의 바람이 되고 싶다



시간이여

인연이여

바람이여,


양희선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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